[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가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의 위업을 이뤄냈다.

KIA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의 추격을 7-6으로 뿌리치고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4승1패로 정상에 올라섰다.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2009년 이후 8년 만이자 전신 해태 타이거즈 포함 11번째이다.

두산은 0-7로 뒤지던 경기를 6-7까지 따라붙었지만 끝내 뒤집지 못하고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먼저 1승을 올린 후 내리 4연패를 당함으로써 3년 연속 우승의 꿈을 접고 말았다.

6회까지 KIA가 7-0으로 크게 앞서 싱겁게 시리즈 승부가 끝나는가 했다. KIA는 3회초를 빅이닝으로 만들며 초반 기선을 완전히 제압했다. 이명기의 내야안타와 보내기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버나디나가 중전 적시타를 쳐 선취점을 냈다. 최형우의 안타, 나지완의 사구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는 이범호가 두산 선발 니퍼트를 좌월 만루홈런으로 두들겨 순식간에 5-0으로 점수 차를 벌려놓았다.

KIA는 6회초 김민식의 2루타 후 김선빈 이명기의 적시타가 잇따르며 2점을 추가, 7-0으로 더 멀리 달아났다.

KIA 선발 헥터가 6회까지 무실점으로 두산 타석을 틀어막고 있었기 때문에 승부는 완전히 기운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두산이 그냥 주저앉지는 않았다.

7회말 선두타자 양의지의 안타를 시작으로 대타 정진호의 안타, 민병헌의 적시타 등 3연속 안타가 이어지며 드디어 첫 득점을 올렸다. 이후 오재원의 2타점 2루타, 박건우의 몸에 맞는 공으로 찬스를 이어가 헥터를 강판시켰다. 

이어 바뀐 투수 심동섭을 상대로 오재일의 2타점 적시타가 나왔다. 계속된 1사 1, 3루에서 최주환의 유격수 땅볼 때 3루주자 오재일까지 홈인해 6-7,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KIA는 헥터가 2실점하고 무사 만루 위기가 계속되자 심동섭으로 교체했고, 심동섭이 적시타를 맞자 마무리 김세현을 7회 조기 투입하는 등 두산의 추격을 막기 위해 마운드 총력전을 폈다.

결국 KIA는 8회 김윤동에 이어 9회 양현종까지 투입하며 반드시 이날 5차전에서 승부를 끝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지난 26일 2차전에서 122개의 공을 던지며 완봉승을 거뒀던 양현종은 사흘 휴식 후 등판으로 인한 부담감과 수비 실책이 겹치며 1사 만루의 역전 위기까지 몰리기도 했지만 박세혁과 김재호를 연속 내야 뜬공 처리하며 우승 확정 순간 마운드를 지키는 영광을 누렸다.

두산은 믿었던 외국인 에이스 니퍼트가 5⅓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것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이후 불펜진은 무실점 계투하며 버텼지만 타선이 7회말 집중타로 얻어낸 6점 외에는 더 점수를 뽑지 못했다. 특히 9회말 1사 만루의 기회에서 박세혁이 유격수 뜬공, 김재호가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며 눈물을 삼켜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