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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 세종대학교 교수 |
우리나라는 지금도 삼국시대라고 할 수 있다. 남쪽에는 이승만이 1948년에 세운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 있고, 북쪽에는 김일성이 1940년대에 세운 공산주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있고, 국경 넘어는 주덕해가 1952년에 세운 중국 조선족자치주가 있다.
세 개의 정치사회 집단은 모두 배달민족이 강대국 틈에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투쟁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각 인사들이 처음에 추구했던 철학이 무엇이었든 간에 70년 전후의 세월이 지나면서 세 집단의 생존전략은 더욱 뚜렷해졌다.
먼저 조선족자치주의 전략은 독립을 포기하고 강대국에 편입되는 대신 정치적인 자치권을 획득하여 배달민족의 삶의 방식을 지키자는 것이다. 북한의 전략은 강대국은 절대로 믿을 수 없고 시장자본주의의 글로벌 영향력은 거세니 차라리 핵을 만들어 사회주의와 독립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그럼 남한의 전략은 무엇인가? 여러 정권과 시민혁명을 거치며 우리나라 국민이 지향하게 된 전략은 경제를 부흥시켜 세계와 무역하는 열린 나라를 만들고, 인권과 자유를 수호하여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이 됨으로써 독립과 우리 삶의 방식을 지키자는 것이다.
자존심만 좀 접는다면 세상 편한 전략이 조선족자치주의 전략이지만 독립을 포기한다는 단점이 있고, 욱하는 성격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줄 수 있는 전략은 북한의 전략이지만 자국민에 대한 인권탄압과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라는 단점이 있다.
한편 남한의 전략은 항상 강대국의 군사적 침략에 노출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군사동맹이 남한의 생존전략에 한 요소가 되었다. 세 개의 생존전략 중에 어느 것을 택할지는 남북한의 주민이 정해야 한다. 인간의 현실을 무시하고 이념에 치우친 남과 북의 소수 세력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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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정권의 선거전략에 맞서기 위해서 먼저 남한주민들은 남한의 생존전략은 무엇이고 그 성과가 무엇인지를 논의하고 합의해야 한다. 사진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을 현지지도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
민주주의에서 올바른 선거를 치르기 위해서는 누가 후보이며 그들의 업적과 공약이 무엇인지를 모든 사람이 알고 있어야 한다. 남북한 주민이 생존전략을 선택하려 해도 현재 어떤 전략들이 존재하며 각각의 성과가 어떤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여기서 북한정권이 사용하는 선거전략은, 남한은 미제의 식민지이기 때문에 생존전략이란 있을 수 없고 오직 김일성 가계가 내세운 생존전략만 존재한다고 북한주민을 세뇌시켜서, 남한의 생존전략은 아예 후보로 오르지도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북한정권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미국의 군사력이 아니라 자신의 거짓을 발가벗길 수 있는 증거, 바로 남한이 추구해온 생존전략의 존재와 그 성과가 알려지는 것임을 방증한다.
이러한 북한정권의 선거전략에 맞서기 위해서 먼저 남한주민들은 남한의 생존전략은 무엇이고 그 성과가 무엇인지를 논의하고 합의해야 한다. 이 합의가 없기 때문에 남한의 정통성과 성과를 폄하하는 몇몇 남한주민의 주장이 사회를 흔들며, 남한의 생존전략을 후보에서 지우려는 북한의 의도에 힘을 실어주게 된다.
그 다음, 북한주민들에게 남한은 이밥에 고깃국을 먹으며 잘 사는 것뿐만 아니라, 주체적인 외교를 하는 주권국이며, 국민에게 위정자를 뽑고 혼낼 수 있는 자유와 권리가 있으며, 주한미군은 북한의 남한 적대시정책과 관련이 깊고, 국제사회는 남한의 생존전략을 가장 지지한다는 사실을 계속 알려야 한다.
세 가지 생존전략의 객관적인 내용과 성과를 북한주민이 알게 될 때 그들은 진정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이 선택이 북한의 민주화로 이어질지 자유통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우리의 몫은 단지 북한주민에게 알려주는 것이고, 그 동안 북한주민에게 해왔던 거짓말에서 빠져나올 출구전략에 대한 고민은 머리 좋은 북한정권에게 맡겨야 한다.
만약 북한의 생존전략이 어느 정도 성과를 내어 미군이 철수하고 평화협정을 맺게 된다면, 우리의 생존전략의 주요소인 군사동맹이 약화된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생존전략도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 그 때는 우리도 핵을 자체 보유해야 한다.
북한정권은 핵을 통한 생존권이 보장된다 해도 남한을 인정하고 같이 살 수가 없다. 계속 핵으로 위협해서 적화통일까지 가야만 한다. 군사동맹이 없어지면 남한도 없어짐을 보임으로서 역시 남한의 생존전략은 존재하지 않았고 북한의 생존전략이 유일했음을 스스로에게도 증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와 북한이 모두 핵무장을 하게 되어도 두 생존전략은 계속 선거전을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공정하고 이기는 선거를 위해서는 우리의 생존전략을 다듬고, 이 생존전략을 계속 북한주민에게 홍보하려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정보확산을 통해 민주적인 선거가 가능해질 때 전쟁이 사라지듯이, 역사적으로 전쟁이 끊기지 않았던 삼국도 상대방의 객관적인 정보가 유입될 때 평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강원 세종대학교 교수
[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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