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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보고르 대통령궁 베란다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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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나경연 기자]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취임 후 첫 동남아 순방에 나서면서 동남아 시장에 대한 국내 자동차 업계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자카르타에서 열린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특히 협력을 강화하고 싶은 분야가 자동차 산업"이라고 말했다.
문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중국 사드 경제 보복과 미국 보호무역주의로 글로벌 판매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해외 자동차 시장을 미·중 중심에서 동남아시아로 다변화 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을 중심으로 경제 협력을 추진하는 청와대의 신(新)남방정책에 힘입어 아세안 자동차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동남아 시장 공략을 위해 시장 판매망 구축과 투자 확대를 위한 '아세안 태스크포스팀'을 새롭게 꾸렸다.
아울러 베트남 현지 자동차업체 타인꽁과 900억원을 공동 출자해 상용차 조립공장을 설립하는 등 지역 현지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8월 싱가포르·말레이시아를 방문하고, 올 추석 연휴 직전 유럽 출장 이후 싱가포르·말레이시아에 다시 한 번 들렸던 정의선 부회장의 행보에 따른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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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 1월 'CES 2017' 행사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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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아세안 지역 자동차 시장 연간 판매량은 316만4742대 수준이다.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연간 판매량이 약 8400만대임을 고려하면 시장 규모는 크지 않다.
하지만 아세안 국가의 평균 경제 성장률이 매년 5% 수준을 보이고 있어 자동차 산업의 성장 가능성 역시 매우 높다. 일반적으로 국가의 경제력 상승이 자동차 구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문대통령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이어 마지막으로 방문하는 필리핀의 자동차 시장은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필리핀의 1~9월 신차 판매는 33만대로,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한 수치다.
특히 7~8월에 2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는데 평균 소득이 늘어나는 것과 더불어 내년으로 예정된 소비세 인상 때문에 올해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신차 구매에 나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동안 현대차는 동남아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진출하며 판매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미 시장의 80%를 점유한 일본 브랜드를 넘어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경우 도요타, 혼다, 다이하쓰, 미쓰비시를 합친 일본의 점유율은 98%까지 올라간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현대차가 경차를 선호하는 동남아 시장 수요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가 동남아 시장 진출 이후 뒤늦게 해외 현지 전략형 모델 i10과 i20을 출시했지만 판매는 부진한 상항이다.
판매 가격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언급된다. 인도네시아에서 일본의 주된 차량 스펙인 1500cc 경차는 세제 혜택을 많이 받는 반면, 국내 브랜드 주 차량 스펙인 1600cc 준중형 차량은 세제 혜택을 못받아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번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포럼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인도네시아 내 국내 브랜드에 대한 세제혜택을 강조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베트남, 필리핀을 방문하는 문대통령의 순방이 국내 완성차의 동남아 시장 개척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디어펜=나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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