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4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중앙은행과 시장간의 소통과 신뢰를 중시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주열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이 의도하는 방향대로 기대를 형성하려면 말한 대로 행동해서 신뢰의 기록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뉴시스

이 총재는 자신을 '매파'로 규정하는 시선에 대해서는 “금리 결정 때에는 물가와 경기를 보는데 물가가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다”며 “올해 경제 성장을 4%로 전망하고 내년에도 이어진다고 보면 인하로 보기는 어렵고, 그러니 시장에서는 금리 인상 수순으로 보고 매파라고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원식 부총재가 조만간 사의 표명을 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임기를 지켜주는 게 맞다”며 “외부에 자리가 있을 때는 나가기도 했지만 지금까지는 대부분 임기를 존중해 줬다”며 신중함을 보였다.

이 총재는 또 “조직개편은 '미조정' 수준에서 그칠 것”이라며 “금통위 의결을 거쳐야 하는 국 단위 개편이 아닌 총재 권한으로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는 팀을 신설하거나 개편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통일이 원만하려면 중앙은행이 미리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서둘러 할 일은 아니더라도 기초작업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은행은 소위 '파워'를 갖고 일하는 조직이 아니다”라며 “통화정책은 신뢰가 필요하며 신뢰는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총재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내수가 위축돼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에 대해서도 “세월호에 따른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며 “경제 주체들이 외출도 삼가는 등 소비를 자제하고 있는 것은 눈에 보인다. 상반기까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장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