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전건욱 기자]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와 정부·청와대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당정청 회의를 열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추진을 강행하기로 한 가운데, 야당 입장이 반대에서 찬성 기류로 돌아서고 있다.
당초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정부의 공수처 추진에 대해 '옥상옥'이라면서 절대 불가 입장을 고수해 왔으나 최근 적폐청산 수사가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으로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수처 신설에 찬성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제원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20일 논평에서 "검찰 스스로가 국민의 검찰로 태어나지 못한다면 검찰에 과감한 메스를 대야 한다"며 일각의 검찰개혁 입장에 동조하는 뜻을 밝혔다.
관건은 공수처에 대한 기존 정부안이 국회가 공수처장을 선출해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는 내용인 반면, 한국당의 입장은 야당에서 공수처장을 추천해야 한다는 기류라 양측에서 접점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더욱이 한국당이 공수처 설치를 공식적인 당론으로 정한 게 아니 것을 감안하면, 향후 적폐청산 수사 진행 양상과 당내 논의 과정에서 합의가 도출되기 힘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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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와 정부·청와대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당정청 회의를 열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추진을 밀어붙이기로 했다./사진=연합뉴스 |
바른정당은 당정청의 공수처 설치 추진에 관해 20일 세부적인 내용을 국회에서 논의하되 거시적으로는 찬성하는 입장을 보였다.
유의동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고위공직자들의 부정비리를 척결하고 검찰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는 방안으로 공수처 설립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국민의당 또한 공수처 설치에는 찬성하지만 그에 대한 견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검찰개혁이 아닌 대통령 권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신설되는 공수처의 공수처장 임명권이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개혁이 아니고 개악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야3당이 이처럼 당정청의 공수처 설치 움직임을 배제하지 않고 국회에서 논의하는 방향으로 당론을 정한다면, 연내 구체적인 국회 합의안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법조계에서는 공수처 신설에 대한 정부법안에서 핵심쟁점인 처장임명권과 수사범위, 공수처 규모를 두고 국회에서 여야 간 물밑 협의와 씨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았다.
[미디어펜=전건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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