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저항선'인 1050원은 물론이고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030원까지 무너지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반면 증시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은 이미 시장에 선반영돼 있고 수출업체들의 해외 채무가 탕감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현재 전 거래일 보다 0.38%(3.90원) 내린 1026.40원에 거래되고 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1030원마저 무너진 상태다.

최근 환율이 걱정되는 것은 절상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데 있다. 지난 3월말까지만 해도 1080원대에 머물던 환율은 불과 20일만에 1040원대까지 4% 고평가 됐다.

원·달러 환율의 심리적 지지선은 1050원대였다. 1050원 밑으로 내려가면 수출업체들의 환차손이 발생해 악영향이 발생한다는 것이 수출업체의 두려움이었다. 그런데 1050원이 무너지고 마지노선인 1030원까지 무너지면서 환율은 실질적으로 수출업체에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 최근 환율이 걱정되는 것은 절상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데 있다. 지난 3월말 까지만 해도 1080원대에 머물던 환율은 불과 20일만에 1040원대까지 4% 고평가 됐다/뉴시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말 매출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손익분기 원달러 환율을 조사한 결과는 1066.4원이다. 원화가치가 10% 높아지면 채산성이 4.4%가 줄고 영업이익률도 0.9% 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환율은 손익분기선보다 4.5% 가량 낮은 1030원선마저 무너진 상태다. 문제는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면서 환율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골드만삭스는 원달러 환율의 3개월 전망치를 기존 1080원에서 101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환율의 문제점이 코스피 지수와 환율간에 갭이 크다는 것에 있다"며 "원·달러 환율이 강세일 때 증시는 보통 강세였는데 최근에는 이 법칙이 깨졌다"고 지적했다. 환율은 1030원 마저 무너졌는데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김중원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환율 1100원이 무너질 때는 한국에 대한 선호현상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최근 문제는 코스피와 환율이 같이 가야 되는데 너무 따로 놀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코스피가 저평가 돼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의 환율 강세가 증시에 이미 선반영돼 있다고 보고 있다.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주력 수출주에 선반영돼 있는 만큼 추가적인 악재가 될 것으로 보지않고 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환율이 1030원 아래로 내려갈 것 같지는 않다"며 "수출주가 흔들릴 수는 있지만 일정 수준 이하로 무너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물론 경계는 해야겠지만 증시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