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지원전략 설정 (3) 정시 지원 주요사항
거인의어깨 김형일소장의 입시칼럼 ‘입시톡톡(入試TalkTalk)은 수능시험 이후 수험생들의 정시 지원전략 설정에 도움을 드리고자 2018학년도 ’정시 지원전략 설정‘을 주제로 기사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영역별 반영비율과 학생부의 비중에 대해서 알아보았고, 이번 주에는 정시 지원을 하는데 선택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편집자주>

대학·학과가 선택의 기준 돼야…본인의 성향 파악이 중요

   
▲ 김형일 거인의어깨 연구소장
정시 선발에 필요한 기본 개념들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이제는 선택해야 할 때다. 수시 모집에서 수험생들은 최대 여섯 번 지원을 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시 모집에서는 가, 나, 다 군별로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최대 세 번 지원이 가능하다. 보통 자신의 수능 성적을 분석하여 가, 나, 다 군별로 지원할 대학 또는 학과를 정해서 자신의 지원 포트폴리오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 때 가장 크게 고민하게 되는 부분이 바로 선택의 부분이다.

대학을 먼저 생각해야 할지, 자신이 희망하는 학과를 우선해야 할지 고민되는 상황에서 수험생들은 성적대별로 선택의 기준선이 조금씩 차이나게 된다. 상위권 학생들은 대부분 뚜렷한 진학과 전공에 대한 목표설정이 분명하다보니 학과 위주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재도전을 각오하고서라도 원하는 학과를 우선으로 대학 선택을 하기도 한다. 반면 중하위권 학생들은 생각해 둔 대학이 통학이 가능한 거리인지를 우선적으로 생각해 보게 된다. 교차지원이 허용되는 중하위권 대학들 위주로 지원 가능 대학을 찾다 보면 심지어 교차지원을 고려하게 된다.

성적 수준과는 별개로 뚜렷한 희망학과가 없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시 지원의 경우 전공적합성이라는 부분 때문에라도 희망하는 전공을 우선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했으나, 수시모집보다 정시 위주로 준비를 한 학생들이나 아직까지 본인의 희망 전공을 확실하게 설정하지 못한 학생들의 경우도 대학과 학과 선택 사이에서 끝없는 고민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소위 ‘간판’이라고 불리는 대학을 먼저 선택하고 난 후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학과를 선택하여 합격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과연 현명한 선택일까? 수험생마다 영역별 성적의 구성이 다를뿐더러, 지난 시간에 확인했듯이 대학에 따라서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르게 설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본인이 희망하는 전공이 어느 정도 설정이 되어있다고 하더라도 가, 나, 다 군의 적절한 지원 포트폴리오는 본인의 생각과 다르게 구성될 수밖에 없다. 수많은 경우의 수 가운데 어떠한 선택이 현명한 선택이 될 지에 대한 정답이란 있을 수 없겠으나 아래를 참고하여 합격률을 높이는 최선의 선택을 하도록 하자.


대학 또는 학과, 기준을 먼저 설정할 것

정시 지원을 할 때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라는 점일 것이다. 또한 수능을 목표로 준비해 온 수험생들의 경우 뚜렷이 희망 전공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해보지 못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물론 가군의 경우 희망 대학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나군의 경우 희망 학과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학교와 학과의 사이에서 정확하게 선택의 기준을 설정하지 않는다면 결정을 못하고 우왕좌왕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학부모와 수험생 모두 학교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인지 학과를 우선적으로 선택할 것인지를 최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상위권 수험생들은 특히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지원 대학, 학과별 모집 군 분포를 보면 한 눈에 보이듯이, 다 군에 지원할 만한 대학이 굉장히 한정적이라는 점과 함께 경쟁이 몹시 치열하여 합불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 주된 고민 요소일 것이다. 예컨대 가군에서 서울대를 지원한 수험생의 경우 나군에서 연세대와 고려대 사이에서의 선택이라거나, 나군에서 연세대와 고려대 중에서 우선 선택을 하고난 후, 가군에서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의 학교에서의 선택에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될 것이다. 

특히나 성균관대와 한양대의 경우 가군에 선호도가 높은 학과와 선호도가 떨어지는 학과를 배치해서 선택을 더욱 어렵게 한다.

일반적으로 최상위권, 상위권 학생이 학과를 선택하는데 소신을 가지고 선택할 수 있는 경우는 고득점을 받은 상황으로 제한될 것이다. 물론 학과에 대한 분명한 소신이 있어서 간판을 굳이 생각지 않는 경우라거나 재수까지도 염두에 두고 상향 지원을 하는 경우도 이에 해당하겠으나 대부분의 경우는 그러하지 못할 것이다. 중하위권 수험생이라면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대학이 많아서 특히 인문계열 수험생의 경우 자연계열 학과로의 교차지원을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나 영어가 절대평가로 이뤄지는 올해 상당수의 수도권 대학들이 ‘국어+영어+탐구’ 또는 ‘수학+영어+탐구’와 같이 3과목만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나 인문계열은 수학의 반영비율이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학 성적이 좋은 인문계 수험생은 교차지원을 고려해보는 경우가 많다. 그와 반대로 수학 성적이 좋지 않게 나온 자연계열 학생은 인문계열로의 지원 가능성도 생각해볼 것이다. 통학 가능 여부도 학교, 학과의 결정에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학과를 포기하더라도 통학이 가능한 대학들을 살펴보게 된다.

학과를 포기하고 대학에 맞추는 선택이 가능한 또 하나의 큰 이유는 바로 대학들이 운영하는 전과제도 때문이다. 보통 2개 학기를 수료하고 나면 학교마다 정해놓은 기준에 따라 전과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입학 후 전과가 가능한지의 여부는 그 누구도 장담을 할 수가 없다. 학점과 공인어학성적, 면접 등 각 대학별로 요구하는 내용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과를 염두에 두고 대학을 선택하려는 수험생들은 사전에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전과제도에 대해서 반드시 확인해 본 후 지원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해당 대학의 입학관리처나 교무과, 해당학과 행정실 등과 같은 학사 관리 부서에 문의하면 이에 대한 대답을 들을 수 있다. 해당 학과의 전과 제도에 대해서 분명히 확인을 하고 나면 대학의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인문계열 학과의 경우 학업 등의 여러 측면에서 전과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자연계열 학과는 진로선택의 범위가 넓은 만큼 전과에 따른 부담이 큰 편이라는 것도 잊지 말자. 사실 수험생 생활을 하며 학생부종합전형을 준비하는 등 다양한 진로 탐색 과정을 거친다고는 하지만 학과나 진로에 대해 접하게 되는 정보는 상당히 제한적인 것이 현실이다. 흔히 비선호 학과라고 일컬어지는 곳들도 실제로 접하게 되면 겉으로 보이는 부분과 다른 점이 많게 되므로, 일단 각 대학의 홈페이지와 해당 학과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학년별 수강 과목 등의 세부 내용을 좀 더 파악해 보고 학과의 선택과 전과 등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수능 성적 따른 선호·비선호학과 판단해야

흔히 말하는 선호학과는 합격 가능한 수능 성적도 당연히 높게 형성되며 경쟁률도 높다. 하지만 수능 성적에 따라서 선호학과가 달라지는 경향을 갖는다는 점도 놓쳐서는 안 될 부분이다. 최근에는 취업에 유리한 학과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다. 대학을 불문하고 취업과 자격증 취득 등에 유리한 특성화학과들은 매우 높은 수능 성적을 형성한다.

인문계열의 경우 전통적으로 경영학과 등의 상경계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입학 정원도 크고 경쟁률도 높지만, 반드시 선호도가 높다고 하여 입학 수능 성적도 높게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배치 점수 상으로는 각 대학별로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각 대학별로 경영학과는 모집 인원도 많고,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주로 지원을 하게 되는데, 이 학생들은 다른 대학에 복수 합격할 가능성도 높은 만큼 충원합격 비율 또한 높게 나타나게 되고 결과적으로는 예상되는 합격선보다 낮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요즘 트렌드에 맞추어 높은 선호도가 예상되는 중국 관련 학과는 의외로 선택하는 학생이 많지 않고, 심리학과는 대학을 불문하고 높은 선호도를 보이며 성적대도 높게 형성되는 편이다.

상위권 대학에서 사회복지와 유아교육 등의 학과는 낮은 수능 성적이 형성되지만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반대로 높은 수능 성적이 형성되는 것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인문계열 학생이 지원 가능한 의학 계열과 의학 관련 학과는 대학을 불문하고 높은 선호도를 보인다.

자연계열의 경우 의학 계열의 선호도가 단연 높고, 합격 수능 성적도 최상위 수준이다. 그 다음으로 화학공학, 기계공학, 수학, 통계 등의 학과가 높은 선호도를 보이며 생활과학 계열과 건축, 환경 분야는 전통적으로 선호도가 낮게 형성된다. 

간호학과의 경우 상위권 대학에서는 낮은 수능 성적을 형성하지만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가장 높은 수능 성적을 형성한다는 점도 참고하자. 수도권 대학의 간호학과는 수능 전 과목을 반영하는 경우도 많으므로 이 점도 잊어서는 안 될 점검 사항이다. 상위권 수험생들이 선호하는 통계, 수학의 경우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낮은 성적대가 형성된다.

이처럼 학과별 선호도와 수능 성적 형성은 서울 수도권 소재 대학과 지방 소재 대학이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며 선호도와 수능 성적이 항상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 두자. 학과 및 대학의 선택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흔히 선호하는 학과는 있지만, 선호학과에 내가 진학했을 때 반드시 잘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는 것이다. 글/김형일 거인의어깨 교육연구소장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