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경총 정부파트너 불용, 갈라파고스 규제 포퓰리즘 국가 전락 우려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이것은 정말 정상이 아니다. 꿀먹은 벙어리처럼 입조심하기 급급해한다. '설화(舌禍)'를 조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역대정권에서 재계의 입장을 표명할 때마다 재계5단체와 상근부회장들이 긴급회동하는 익숙한 모습은 완전히 사라졌다. 재계는 겨울을 나는 곰처럼 긴 동면에 들어갔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는 위기의식이 재계를 초토화시켰다. 

한국의 재계가 침묵모드로 전환한 것은 심각한 사안이다. 정부와 재계는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해 같이 뛰어야 한다. 같이 날아서 비상해야 할 한쪽 날개가 사라졌다. 정부독주의 경제정책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다. 국가와 정부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오만과 독선만이 판치고 있다. 누구하나 견제하지 못한다. 큰 정부를 당연시하고,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자애로운 정부만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없는 자애로운 정부라는 감성정치가 지배하고 있다.

재계본산 전경련과 경총은 사실상 무력해졌다. 전경련은 적폐집단의 주범이 됐다. 문재인정부들어 철저히 왕따당하고 있다. 정부와의 대화채널이 사라졌다. 정부로부터 파문당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4대그룹이 탈퇴하면서 죽은 단체가 됐다. 전경련을 떠받쳐온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촛불탄핵의 희생양이 됐다. 미국 등 전략지역을 다니면서 신수종개발과 인수합병을 주도해야 할 그가 구속수감됐다.

현대차 SK LG 롯데 현대중공업 현대산업개발도 경제검찰 공정위 김상조 위원장의 개혁 엄포에 짓눌려 지주사전환등을 서두르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에 투입돼야 할 자금들이 경영권 지키기에 전용되는 경우가 늘어났다. 배당을 낮추고, 공격경영에 주력해온 대기업들은 외국인주주 만족을 위한 고배당정책으로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익금의 절반을 배당에 사용할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기업들과의 싸움에 필요한 신수종 투자와 인수합병 여력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는 미래 한국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전경련을 고사시켜 재계 이익집단역할을 차단했다. 더 나아가 보수시민단체를 지원하는 싹을 잘랐다. 좌파정권 20년을 위해 재계와 전경련, 보수단체간의 연계사슬을 끊었다. 국정원과 검찰은 블랙리스트 화이트리스트라는 낙인을 씌워 보수진영 궤멸에 주력하고 있다. 

노사문제를 전담하는 경총도 입에 마스크를 꼈다. 관료시절부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박병원 회장은 요즘 존재감이 없다. 정권초기 청와대의 경고를 받은 이후 언행을 자제하고 있다. 김영배 경총부회장은 문재인정권의 비정규직 제로화와 최저임금 급등정책에 대해 이견을 표명했다가 반성과 자성부터 하라고 역공을 받았다. 경총은 권력의 엄중한 경고를 받았다.
 
재계단체중 반관반민단체인 상의와 무협만 정부 눈치보며 움직일 뿐이다. 상의는 문재인정권들어 정부의 재계파트너가 됐다. 박용만회장이 정부 여야중진들을 만나 노동관련 법규의 개선과 통과를 촉구하고 있지만, 별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박회장의 근로시간 단계적 단축 수용방침에 대해 기협중앙회는 현실을 모르는 주장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재계 단체간에도 이견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7개월간에 정부와 재계의 파트너십은 붕괴됐다. 국회가 지난주 예산부수법안에 포함된 법인세 인상법안을 통과시킨 후에도 재계는 조용했다. 언론들이 법인세인상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연말 성탄절이나 설날에 있는 사면복권과 관련해 재계의 입장도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 상의는 기업인에 대한 선처를 요청하는 사면복권 리스트 자체를 아예 만들지 안했다고 한다. 사면복권 리스트를 전달해봐야 효과가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적폐세력으로 찍힌 대기업 총수와 경영자들에 대한 문재인정부의 부정적인 시각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희생하고 땀흘려야 한다는 리더의 불편한 목소리는 사라졌다. 사고가 나고, 피해를 입은 국민들이 나타나면 모든 것을 국민세금으로 지원하고 있다. 민간과 개인의 책임사안에 대해서도 국가책임으로 치환하고 있다. 국가가 모든 것을 책임지겠다는 자애로운 정부가 자초하는 현상들이다.

세계와 담을 쌓고 사는 문재인정부의 독선과 독주는 아슬아슬하기만 하다. 나홀로 법인세를 인상하는 강수를 둔 것은 충격적이다. 미국 트럼프행정부는 법인세를 35%에서 20%로 낮추는 파격적인 감세조치를 취했다. 일본 유럽 중국 등이 부랴부랴 미국따라하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조세경쟁력에서 뒤지면 투자와 일자리가 미국으로 급속히 빨려 들어가기 때문이다. 미국 법인세 파격인하는 전세계 경제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메가톤급 감세혁명조치가 될 것이다.

   
▲ 문재인정부들어 전경련 경총 재계단체가 퇴출위기에 몰렸다. 역대정권의 대재계 파트너십을 인정받지 못하고 적폐세력으로 몰렸다. 노동개혁 최저임금 등 노동 고용이슈와 관련해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한 정부와 재계의 이인삼각 협조체제는 붕괴됐다. /연합뉴스

애플 등 미국기업들은 법인세 인하조치에 고무돼 수백억달러를 인수합병자금으로 쓰려 한다.법인세 감세는 미국이 전세계 기업들의 돈을 빨아들이는 스펀지 역할을 할 것이다. 작고 개방된 경제인 한국은 트럼프발 감세혁명에 혼쭐이 날 가능성이 높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는 최근 강연에서 한국이 제2의 외환위기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한국집권세력이 법인세율을 되레 25%로 인상한 것은 무모했다. 국가경제를 이끌어간다는 집권세력의 만용과 오만이 느껴진다. 한국만 갈라파고스 국가로 전락할 것이다. 규제많고, 노동시장이 최악의 경직성을 보이고, 법인세마저 높은 나라에 국내외기업들이 투자매력을 느낄 리 없다. 코리아엑소더스가 현실화할 것이다. 투자대란, 고용대란은 머지않아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법인세 인상은 투자와 일자리 세수를 늘리려는 정부목표에 차질을 빚게 할 것이다. 법인세인상대상이 된 대기업들은 수익금을 한국으로 가져오지 않을 것이다. 세금이 싼 지역에서 세금을 낼 것이다. 그동안 애국심으로 한국으로 이익금을 가져온 대기업들의 변심이 불가피하다.

종전처럼 한국에 이익금을 가져와 세금을 낼 경우 삼성전자 현대차 경영진들은 외국주주들에게 배임소송을 당할 수 있다. 조세경쟁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집권세력만 모르고 있다.
 
전세계가 노동유연성제고에 나서는데, 한국만 노동시장 경직화를 심화한다. 재정을 아끼고, 다음세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한다는 재정건전성 원칙도 허물어졌다. 정부가 앞장서 재정적자를 늘리고 있다. 엄격한 재정규율은 사라졌다. 보수정부가 애써 채워놓은 나라곳간을 과감하게 헐고 있다. 사회적 약자등을 위해 무한정 풀겠다며 선심정책을 쓰고 있다. 남미와 남유럽의 포퓰리즘복지정책을 답습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브라질의 룰라선심정책을 혼합한 포퓰리즘정책이 득세하고 있다.

 1대 99의 갈등정치에 포획된 국민들은 현정부의 퍼주기복지에 취하고 있다. 지지율 70%유지는 급진 포퓰리즘정치로 이루어지고 있다.

현정권은 재벌을 철저히 적폐세력으로 낙인찍어야 정권이 성공한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 민중정권 노조정권, 시민단체정권으로 일관해야 지지율70%를 유지할 수 있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노무현정부 시절 재계를 파트너로 간주했다가 지지세력의 이탈을 가져왔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노전대통령의 임기말 지지율은 한자리수로 급락했다. 문대통령의 지지율도 갈수록 하락할 것이다. 현재의 높은 지지율은 거품이 될 것이다. 언젠가는 하락한다. 지지율정치는 위험하다.

재계도 일어나야 한다. 촛불정권의 엄혹한 상황에 절망만 해선 안된다. 상의 혼자서 정부 파트너를 하는 것은 공감을 얻지 못한다. 상의는 중소 중견기업을 대변하는 관변단체에 불과하다. 국가경제 전체를 내다보며 대안을 제시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데 한계가 있다. 문재인정부가 재계본산 전경련을 퇴출시키고, 상의를 키운다고 될 일이 아니다. 노사전담 재계기관인 경총의 입에 재갈을 물리는 것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재계를 적폐집단으로 몰아가면 그 후유증과 부담은 정부가 지게 된다. 지금이야 드러나지 않지만, 향후 고용부진, 투자침체 성장둔화, 세수정체 등의 책임은 정부가 져야 한다. 재계의 손과 발을 묶고서는 경제가 결코 살아나지 않는다. 언젠가는 정부가 재계에 손을 내밀 날이 올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재계를 정상적인 파트너로 존중해줘야 한다. 정부와 재계가 이인삼각으로 경제위기를 타개해야 한다. 글로벌트렌드에 맞는 규제혁파와 노동개혁에 나서야 한다. 혁신성장을 강조하는 정부가 혁신의 주체인 글로벌기업들을 적폐세력으로 간주하면 미래가 없다.

일본 아베정권과 재계의 이인삼각 행보가 부럽기만 하다. 아베총리는 일본경제단체 중심인 게이단렌을 중시한다. 최대한 예우한다. 게이단렌과 함께 일본의 국가적 현안인 1억인구 유지방안, 전략특구, 미래먹거리 선정등과 관련해 머리를 맞댄다.

아베가 법인세율을 대폭 인하한 데는 게이단렌 사카키바라 사다유키회장의 조언이 큰 역할을 했다. 일본 법인세율은 내년엔 한국 문재인정부보다 낮아진다. 개방과 무역으로 먹고사는 한국경제는 법인세 높은 나라가 되면서 크나큰 시련을 겪을 것이다. 아베는 한국정부의 실패사례를 연구하면서 일본 경쟁력강화에 매진한다.

아베의 정부 재계관계는 수평적이다. 정부는 재계의 이견도 존중하는 성숙한 사고를 갖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재계에 대해 반성과 자성부터 하라고 다그친다. 적폐대상이니만큼 찍소리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한다. 대기업이건, 중소기업이건 큰 부담을 주는 법인세율 인상과 최저임금 급등, 근로시간단축, 비정규직 제로화등에 대해 이견을 내는 것에 대해  반발부터 한다.

조선 봉건사회 500년간 유지돼온 지긋지긋한 사농공상 신분사회가 여전히 21세기 한국사회를 짓누르고 있다. 공상(기업인)이 목소리를 내는 것에 대해 사대부들(정권과 정치인들)이 득달같이 공격하고 물어뜯는다.

재계를 죽이려는 노력은 성공하지 못한다. 정권의 적폐 낙인 찍기 그만해야 한다. 혁신성장, 미래먹거리 개발, 일자리와 투자활성화를 위해선 글로벌기업들의 도움이 절실하다. 재계를 배제한 채 이뤄지는 갈라파고스적인 규제강화, 나홀로 역주행하는 조세정책, 노동편향정책은 국가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재계도 더 이상 움츠리지 말고 일어서야 한다. 지난 7개월간 충격과 공포속에서 보냈다면 이제 정신 차리고 국가미래를 위해 할 일을 해야 한다. 설화를 겁내면 국가경제의 미래가 암울하기만 하다. 재계단체장들은 단순한 기업인이 아니다. 경세가가 돼야 한다. 정권의 눈치보기 급급하면 국가경제 리더가 아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국가경쟁력은 더욱 강화돼야 한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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