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폐청산 마무리 평창올림픽 등 협조시급, 2세승계논란 해소 자존감회복을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청와대가 재계에 대화 재개의 제스처를 쓰고 있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조만간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한화 포스코 GS그룹 사장들과 비공개로 만찬을 가질 예정이라고 한다. 경제보좌관이 재계 사장들을 만나는 게 다소 의아스럽다. 과거 청와대와 재계 만남에는 경제수석이나 정책수석 등이 주된 대화창구였다. 청와대 실세참모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이번 만남이 성사된다면 이례적이고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총수간의 회동과는 달리 매우 실무적인 이야기들이 오가지 않을까 한다. 코 앞으로 다가온 평창동계올림픽에 대한 재계의 협조, 투자와 일자리 확대,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확산등이 주된 이슈가 되지 않을까 한다.

청와대는 논란을 빚자 회동날자를 연기했다. 언젠가는 청와대 경제참모와 재벌 사장들의 만남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기업들에게 심각한 부담을 주는 근로시간단축, 최저임금인상, 통상임금 확대, 정규직확대 등 노동개혁, 논란많은 법인세 인상 등에 대한 재계의 이해와 협조도 논의될 수 있다.

청와대와 재계가 민감한 경제현안들에 대해 논의하고, 재계의 애로사항을 수렴하는 자리라면 의미가 없지 않다. 문재인정권들어 실종된 재계와 청와대 소통이 재개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재계본산 전경련은 사실상 기능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현정권은 재계파트너로 전경련을 퇴출시켰다. 법정단체이자 관변단체인 대한상의와 협의 창구를 개설했다. 상의는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한 범재계차원의 의견수렴을 하는데 한계가 있다. 미국 일본 유럽등의 재계파트너와 경제외교를 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청와대가 지금은 어쩔 수 없이 상의를 간택했지만, 임기 중후반에 가서는 글로벌그룹을 회원사로 하는 전경련의 부재를 아쉬워할 것이다. 30대그룹, 50대그룹의 투자와 고용, 동반성장등의 통계를 얻는데는 전경련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전경련이 배제된 지금은 30대그룹의 각종 지표를 파악하는 데 많은 차질을 빚을 것이다. 개별기업별로 자료를 받아서 취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김보좌관과 재계 전문경영인간의 만남이 노동고용정책, 재벌개혁에 동참하라고 압박하는 모양새라면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다.

문대통령은 취임직후 재계총수들과 만찬을 갖고 투자와 일자리 동반성장에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미국과 베트남 동남아 중국등을 방문할 때 총수들과 중소기업인들이 대거 수행했다. 최근 중국 국빈방문 때는 구속중인 이재용 삼성전자부회장, 신동빈 롯데회장 등 구속중이거나 재판받는 총수들을 제외하고 그룹회장들이 대거 합류했다.

문대통령은 한국기업들이 많이 진출한 충칭을 방문했을 때는 현대차 자동차공장을 자세히 둘러봤다. 공장에서 영접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게 사드보복으로 인한 애로사항에 대해 위로했다. 재계가 향후 중국사업에서 어려움이 있으면 정부가 대응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국가리더로서 당연한 책무를 강조한 셈이다.

재계가 중국방문에 수행한 방식도 문제가 있다. 사드보복으로 극심한 피해를 보고 있는 롯데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여야 했다. 동북아 깡패로 전락한 중국의 사자굴에 재계총수들이 아무런 조건없이 들어간 것은 아쉽기만 하다. 한국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최대투자고객들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청와대와 재계의 회동도 이전정권과는 달라져야 한다.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으로 청와대와 재계의 회동이나 협조는 정경유착이나 적폐로 몰리고 있다. 청와대가 재계에 대통령 관심사업이나 국정과제들을 강요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평창올림픽에 대한 재계의 출연이나 협조를 부탁하는 것이라면 국민들이 알게 투명하게 진행해야 한다. 촛불탄핵에서 심각한 수난을 당한 재계로선 두 번 당하기 싫을 것이다.

청와대와 재계의 회동은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해야 한다. 비공개회의는 의혹을 초래할 수 있다.차기정권에서 최순실국정농단을 파헤친 특검의 이현령비현령식 재계옥죄기가 되풀이될 수 있다.

   
▲ 문재인대통령이 정의선 현대차부회장 등 재계총수들과 함께 중국을 국빈방문했다. 롯데가 부당하게 중국에서 보복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재계총수들이 아무런 조건없이 수행한 것은 아쉽기만 하다. 청와대가 조만간 삼성 현대차 등 8대그룹 재벌사장들과 회동키로 한 것은 재계와 대화채널복원에 중요한 모멘텀이 될 것이다. 충칭 현대차공장을 방문한 문대통령이 정부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현대차제공
재계는 뚜렷한 소신과 주관을 가져야 한다. 자존감을 가져야 한다. 청와대회동에 참가하는 그룹들은 해외매출이 80%이상 된다. 국내사업이 거의 없다. 기업이나 국가경쟁력에 부작용을 초래하는 정책들에 대해 반대목소리도 내야 한다. 글로벌 흐름에 반대로 가는 법인세 인상과 친노조 편향등에 대해 우려도 전달해야 한다.

미국 트럼프행정부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0%로 인하하는 감세혁명을 성사시켰다. 일본 유럽등도 법인세율 인하경쟁을 벌이고 있다. 각국이 조세경쟁력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만 재벌들을 쥐어짜 포퓰리즘 복지 재원으로 활용하려 한다. 대기업은 결코 부자가 아닌데도, 부자프레임으로 몰아간다. 법인세를 올리면 주주와 투자자 임직원 소비자 모두가 피해를 본다. 집권세력만 애써 이를 부인한다.  

글로벌그룹들은 청와대나 정권에 굽신거릴 필요가 없다. 재계가 자존감을 가지려면 오너리스크를 선제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재계도 2세, 3세로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 해결방안을 가져야 한다. 경영권승계는 재계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정권에 언제든지 발목이 잡히는 악재로 작용했다. 승계의혹이 지속되면서 반기업 반재벌정서를 해소하는 데 실패했다. 지배구조 개편을 마무리하지 못한 그룹들은 정권에 을의 신세로 전락했다. 지배구조 논란을 빚은 그룹들은 검찰과 국세청 공정위의 융단폭격을 받아야 했다.

지배구조문제는 시간이 걸린다. 해당그룹들은 투명한 스케줄을 갖고 정부와 투자자 국민들을 납득시켜야 한다. 경영권 승계를 할지, 전문경영인체제로 갈지는 이제 그룹마다 고민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재벌들 주력사의 최대 주주로 부상했다. 국민연금의 의견표시는 기업들의 투자와 최고경영자 선임등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연금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2~3세들도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국민과 함께 하는 행보를 보여야 한다. 지금처럼 부친을 의식해 비공개행보로 일관하면 경영능력에 대한 비판만 거세진다. 금수저의 귀족모습만 보인다면 경영권 승계는 점점 힘들어진다.

미국 최고경여자들처럼 언론과의 접촉점을 늘려야 한다. 흑수저들인 청년들과의 대화와 소통도 늘려야 한다.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솔선수범하는 사회책임경영도 앞장서야 한다. 여론이 좋지 않은 2~3세들은 연금사회주의로 변신중인 국민연금으로부터 딱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경제는 지금 반도체 착시에 가려있다. 반도체 특수로 올해 수출입이 다시금 5000억달러를 회복했다.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 수년전 평택에 정권과 교수, 언론의 비판을 무릅쓰고 17조원의 투자를 하지 않았다면 한국경제는 어떻게 됐을까 생각하면 아찔하기만 하다. 글로벌그룹총수 한명의 혜안과 리더십이 국가경제를 먹여살리는 계기가 됐다.

   
▲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조만간 삼성 현대차 8대그룹 사장들과 비공개만찬을 할 예정이다. 고용 등 경제현안, 평창올림픽등에 대한 재계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도 오너리스크를 해소하고, 자존감을 갖고 청와대와 투명하게 만나야 한다. 법인세및 최저임금인상등에 대한 우려도 전달해야 한다. 일본 아베정권과 게이단렌은 국정동반자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청와대와 재계도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한 소통과 네트워킹이 복원돼야 한다. 김보좌관(가운데)이 윤영찬 홍보수석등과 함께 문대통령의 중국방문 성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청와대 홈페이지

국가경제를 이끌어가는 이부회장은 지금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사건에 희생양이 돼 구속수감돼 있다. 국가경제 리더를 정권의 필요에 따라 희생양으로 전락시켰다. 박근혜정권의 국정과제에 관행적으로 협조했을 뿐인데도, 경영권 승계를 위한 뇌물 제공딱지를 받아 수난당하고 있다.

문재인정권도 더 이상 재계를 적폐집단으로 낙인찍지 말아야 한다. 믿음의 경제학이라는 소득주도성장을 성공시키기위해서도 글로벌그룹들의 협조와 도움이 절실하다. 당장 평창올림픽 참가열기가 저조한데는 재계를 적폐세력으로 낙인찍은 것이 큰 요인이 된다. 입장권 판매나 관람객 확대를 위해선 30대그룹의 자발적 참여가 필수적이다. 삼성 현대차 등 재벌들이 입장권을 사지 않으면 동계올림픽경기장의 관람석은 썰렁할 것이다. 

재계와 청와대간의 정상화는 한시도 미룰 수 없다. 적폐청산도 연말까지 종료해야 한다.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략적 발상에서 재계를 옥죄는 적폐청산을 지속한다면 평창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나 투자 고용확대는 차질을 빚는다.

연말, 연초에 경제인에 대한 사면복권도 검토해야 한다. 문재인정부가 불법파업등으로 구속중인 노동계인사와 정권에 기여한 지지세력만 사면한다면 청와대와 재계간의 진솔한 소통은 힘들어진다. 

문재인정부는 일본 아베정권과 게이단렌의 협조를 본받아야 한다. 아베총리는 게이단렌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위한 규제혁파에 힘을 합치고 있다.

일본경제가 호황을 이어가는 것은 정부와 게이단렌이 국정의 동반자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와 일자리창출에서 수많은 결실을 맺고 있다.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게이단렌회장은 아베총리와 함께 법인세 인하, 전략특구 조성, 미래투자를 위한 규제개혁등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톱니의 두수레바퀴처럼 협조하고 있다. 부럽기만 하다.

전경련과 재계를 적폐대상으로 낙인찍어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한 협조관계를 손상시키는 우리와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편향된 촛불이념이 재계를 극도로 얼어붙게 하고 있다. 그 피해는 국민이 떠안게 된다.

문재인정권은 재계를 개혁대상으로만 삼지 말아야 한다. 재계의 경쟁력과 강점을 충분히 활용하는 지혜가 아쉽다. 재계의 규제와 애로사항을 과감하게 풀어줘 투자와 일자리창출의 동력원으로 삼아야 한다. 김상조 공정위원장의 말처럼 대기업을 혼내줘야 할 대상으로만 삼는다면 국가경제의 미래가 암울하기만 하다.

소득주도성장과 복지재원 확충을 위해서도 재계가 마음껏 뛰놀게 해야 한다. 재벌들이 돈을 많이 벌어야 세금도 많이 내고, 고용도 늘려 직원들의 소득도 늘려줄 것이 아닌가? 재계리더인 총수들을 지금처럼 얼어붙게 만드는 사정한파는 연말을 기점으로 정리돼야 한다. 지난 7개월간의 사정광풍 적폐청산으로 충분하다.

청와대는 재계가 다시금 뛰게 해야 한다. 김현철보좌관과 8대그룹 사장단 모임은 암울한 2017년을 날려 보내는 모임이 돼야 한다. 청와대와 재계관계가 국정의 동반자로 복원되는 2018년을 맞이하는 시그널이 되기 바란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