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해명 바뀌면서 논란 지속
[미디어펜=김소정 기자]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오는 22일 휴가를 마치고 업무에 복귀하면서 아랍에미리트(UAE) 방문 이유를 직접 밝힐지 주목된다.

그동안 청와대가 임 실장의 UAE 방문 배경을 설명하면서 해명이 달라지면서 야권의 공세를 불러왔고, 국회가 임 실장을 직접 출석시켜 해명을 듣기 위해 운영위원회를 열기로 하자 임 실장이 연차휴가를 내는 바람에 의혹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임 실장은 한중정상회담을 앞둔 지난 9~12일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했으며, 이와 관련해 박수현 대변인은 10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임 실장이 해외 파견부대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UAE와 레바논을 방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지난 18일 임 실장이 UAE 원전 책임자와 같이 있는 사진이 언론을 통해 공개됐고, 서동구 국가정보원 1차장이 UAE 방문에 동행한 영상이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청와대는 “UAE와 우리나라 간 파트너십 강화 현안이 있고, 그 중 정보교류 차원이 있기에 동행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임 실장의 UAE 방문 배경을 놓고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확산되자 청와대는 지난 20일에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나 UAE와의 관계가 이전 정부에서 소원해졌다는 이야기를 여러 곳을 통해 들었다. 그 쪽에서 서운하다는 점이 있으면 풀어주고 정보도 교류해야 해서 만난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가 이런 해명을 이어가는 동안 임 실장은 지난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 참석한 뒤 이날 오후부터 21일까지 연차휴가를 보내고 있다. 매주 목요일 열리는 비서실장 주재의 수석·보좌관회의도 21일에는 장하성 정책실장이 대신 맡았다. 

이날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한 언론의 ‘UAE 왕세제가 방문 날짜를 직접 지정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사실이 아니다. 방문 시기는 우리 정부가 결정을 하는 것”이라며 “uae관련해서는 더 이상 설명드릴 것이 없다. 충분히 더 이상 우리가 설명드릴 부분은 다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번 의혹에 대해 자유한국당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뒤꽁무니를 캐기 위해 UAE 왕실 자금까지 들여다보다 발각됐고, 이를 무마하기 위해 임 실장이 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에서 박근혜 정부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지낸 윤상직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금 UAE에 나와 있는 국정원 직원이 뭔가 일을 저질러 이를 무마하려 국정원 1차장이 갈 수밖에 없었던 거 아닌가”라며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국회 법사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임 실장과 UAE 왕세자 간 면담 결과 내용 전문을 공개할 수 있느냐’는 윤 의원의 물음에 대해 “전문은 공개할 수 없다”며 “이 부분은 외교부가 밝힐 수 없고 임 실장이 직접 밝히는 게 맞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가 그리 떳떳하고 국익을 위한 활동을 했다면 왜 임 실장은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 안 하고 4일간의 휴가를 갔느냐”고 말했다.

이용호 국민의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청와대 말이 자꾸 바뀜에 따라 국민 신뢰도도 떨어지고 또 믿고 싶어도 믿을 수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청와대는 임 실장의 UAE 방문 이유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데까지 밝혔다는 입장을 내고 “양국간 민감한 외교 사안과 고위급 대화 내용을 일반에 낱낱이 알리는 것은 외교적 결례이자 양국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UAE 외교상 비공개를 준수하는 것이 규칙이다. 향후 UAE와 우리나라 정상 외교를 통해서 자연스럽게 국민들에게 알려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 임종석 비서실장이 지난 10일 오후(현지시간) UAE 쉐이크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왕세제 접견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