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회장이라는 타이틀, 이건희 회장이 마지막일 것
부모로부터 상속받은 것 아닌 인정받는 경영자 되고 싶어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단순히 누구의 아들, 지분을 많이 갖고 있는 경영인이 아닌 실력으로 우리 고객과 임직원들로부터 인정받는 경영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27일 오전 10시 서울고등법원 형사 13부(부장판사 정형식) 심리로 열린 제17차 항소심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승계 받은 것은 아니지 않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러면서 "특검께서 이야기하는 경영권 승계가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도 "앞으로 일어날 일을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이건희 회장 유고시 나름의 계획이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앞으로 삼성그룹 회장이라는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며 "이건희 회장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저 혼자 생각했다"고 말했다.

특검이 "단순히 부모로부터 상속받는 것 말고 대내외적으로 인정받는 경영자가 되고 싶었단 얘기냐"고 되묻자 "맞다"고 답했다. 이어 "내가 이건희 회장의 장남이자 외아들인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을 잘해서 우리 고객들과 주주로부터 인정받아 떳떳하게 일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이건희 회장이 순환출자를 해소하겠다고 선언한지 약 10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해소가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특검의 질문에는 "세부 실무에 대해서 잘 모르겠지만 80개에서 7개밖에 안 남은 것은 상당한 성과라고 생각한다"며 "(성과를) 인정해줘야 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또 "지분이 몇 %이고 그것으로 경영권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 실력으로 비전을 보여주고 인정받는 것이지 지분은 전혀 중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한편 변호인단이 "대통령의 승마지원 요구가 누군가의 사익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냐"고 묻자 "절대 아니"라며 "승계 작업의 일환이었다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다만 "신중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는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까지 특검이 야기하는 경영승계라는 개념이 이해도 안 되고 납득이 안 된다"며 "다만 회사가 잘 되기 위해 노력했고 훌륭한 기업인으로 기억되기 위해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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