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생 임원진 경영일선 배치 주목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및 은행의 연말 정기 임원인사가 일제히 마무리됐다. 이번 은행권 임원인사의 핵심은 ‘전문성’과 ‘세대교체’로 요약된다.

내년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전망되는 가운데 실무에 능통한 젊고 혁신적인 인사를 전면에 배치해 대내외적 악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 신한은행 본점./사진제공=신한은행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KB금융‧우리은행 등 주요 금융지주사 및 은행이 일제히 연말인사를 단행하면서 내년도 경영전략 구축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26일 단행된 신한금융 임원인사의 특징은 ‘세대교체’와 ‘전문성’이다. 지주 부사장과 은행 부행장에 해당 업무를 계속 맡아왔던 1962년~1964년생 본부장급을 전진 배치했다. 신설된 은행 상무자리에도 60년대생 김인기 영업추진본부장‧안효열 개인고객부장‧서호완 글로벌개발부장을 전격 등용했다. 

젊은 신임임원을 경영일선에 배치하면서 경영진 평균연령이 3.5년 낮아져 자연스러운 세대교체가 이뤄졌다는 평이다. 또한 승진과 동시에 직무를 재배치하는 금융업의 관행을 깨고 업무 전문성에 기반한 ‘수직’ 승진이동이 대거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저성장, 인구구조 변화, 4차 산업혁명 등 금융업이 직면한 위기상황을 돌파할만한 경영진 후보를 선정하는데 중점을 뒀다”면서 “수직적인 연공서열 문화보다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성과주의 문화를 확립해 조직의 활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KB금융과 KB국민은행도 임원인사를 마무리했다. KB금융은 지주회장과 은행장 분리 후 이뤄진 첫 인사에서 하나의 운영체계(One-Firm)를 공고화하기 위해 ‘수평이동’을 확대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주와 은행의 겸직체제로 운영됐던 리스크관리총괄임원(CRO)과 글로벌전략총괄임원(CGSO)은 겸직을 해제했다. 김기헌 IT총괄임원(CITO)은 은행 IT그룹대표 겸직에서 IT자회사인 KB데이타시스템 대표이사를 겸직한다.

KB증권의 세일즈&트레이딩(Sales & Trading) 담당 각자대표인 윤경은 사장이 자본시장부문장을 겸직해 은행·증권의 자본시장 부문을 통합 관리한다. 윤종규 회장이 행장을 겸임하던 시절 업무를 분담했던 지주 사장직은 폐지됐다.

국민은행은 부행장 수를 기존 8명에서 3명으로 크게 줄였다. 오평섭‧박정림‧전귀상 부행장이 연임됐다. 대신 실무에 능통한 젊은 전무와 상무를 대폭 확대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풍부한 실무경험을 갖춘 젊고 혁신적인 전무, 상무급 보임인사를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면서 “현장과 본부부서와의 원화할한 소통과 지원을 강화하고자 지역 영업그룹 대표들을 본부 경영진으로 임용했다”고 설명했다.

통합은행 3년차를 맞은 하나은행은 통합 시너지로 창출된 핵심 역량 극대화에 초점을 뒀다. 이를 위해 영업‧관리분야의 성과중심 인사를 단행했다. 리스크관리그룹의 황효상 전무가 부행장으로,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지성규 부동사장이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채용비리’ 의혹을 비롯해 한일-상일은행 계파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우리은행은 ‘조직화합’과 ‘쇄신’에 초점을 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22일 임원인사에서 우리은행은 부행장급 이상 11명의 임원 중 7명을 물갈이했다. 교체된 7명의 부행장 중 5명이 상업은행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