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올해도 감원한파 거세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지난해 연말에 이어 정초부터 감원 칼바람이 거세다.

   

비대면 채널과 디지털 금융 확산으로 과거 은행의 영업력을 상징하던 지점이 통폐합되는 추세인 데다 청년 일자리 확대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여기다 올해 미국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과 가계부채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 차원에서 은행권의 감원 한파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은행권에서 시작된 감원한파가 금융권 전체로 확산될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4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 등 주요 시중은행 5곳의 지난해 6월 말 기준 국내 영업점은 지점과 출장소를 포함해 총 4834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2개 줄었다.

비용절감에 따른 지점축소 여파는 당장 인원감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이 이미 지난해 연말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신한은행은 오는 5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과거 은행의 영업력으로 상징되던 영업점이 감소하는 추세”라며 “비용절감 차원에서 수익성이 떨어지는 적자지점과 중복지점을 통폐합하는 작업이 늘면서 그에 따른 인원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매년 초 부지점장급 이상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왔다. 그러나 올해는 직급에 관계없이 연차와 나이만 해당되면 희망퇴직 신청이 가능하다. 대상자는 근속연수가 15년 이상이면서 만 40세(1978년생) 이상 직원이다. 희망퇴직자에게는 8~36개월 치 월급에 해당되는 특별퇴직금을 지급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2월 28일부터 지난 2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했다. 신청 대상자는 올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뿐 아니라 2019년과 2020년 임금피크제 전환 예정자인 1963~1965년생까지 대상자를 확대했다. 퇴직자에게는 잔여 정년에 따라 27~36개월 치 급여를 차등 지급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월 전 직급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2795명이 회사를 그만뒀다.

앞서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연말 임금피크제 대상자를 대상으로 특별 퇴직신청을 받아 207명이 회사를 떠났다. 농협은행도 지난해 11월 임금피크제 대상자 전원과 10년 이상 근무한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신청을 받아 534명이 지난 1일자로 그만뒀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도 희망퇴직 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금융권 전체로 감원바람이 확산될 조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우대 수수료율 적용 영세가맹점 확대 등으로 수익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인력감축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