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남북이 23개월만에 마주앉고, 한일간 위안부 문제 논의가 이뤄지는 이번주 새해 외교안보 기류가 판가름될 전망이다.

9일 판문점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린다. 일단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 북측 대표단 참가 규모와 방식 등이 결정될 전망이지만 대화 의제가 남북관계 개선이 포함된 만큼 ‘평창을 넘어서 평화’로 나아가는 대화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특히 이번 대화에 나설 남북 양측 대표단 모두 회담에 참석한 경력이 많은 베테랑들로 구성돼 남북의 내공 겨루기가 예상된다. 

이번 남북회담에 우리 측에서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고 2명의 차관을 포함해 5명의 대표단을 꾸렸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이다.

북측 대표단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이 포함된 5명이다.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 전종수 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황충성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장,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이다.

우리 측 조 장관은 통일부 관료로서 북한과의 회담 경력이 가장 많다. 교류협력국장,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을 지내 남북 경협 업무에도 밝다. 특히 조 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비서관으로 2차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해 회의록을 작성했다.

조 장관은 일명 ‘돌부처’라고 불릴 정도로 남북회담에서 좀처럼 표정을 읽을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한 전략가로 통한다. 그러면서도 조 장관은 빠른 두뇌회전과 유연한 대응으로 회담에서 북한의 논리를 깨고 우리 입장을 관철하는 데 장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이번에 통일부가 회담을 앞두고 조 장관이 과거 의정부 중앙초등학생 시절 단거리 스피드 스케이트 선수로 활약하면서 경기도대회에서 수차례 금메달도 획득했던 사실을 소개한 것으로 볼 때 조 장관의 이번 전략은 유연함에 맞춰질 전망도 나온다.

   
▲ 판문점에서 9일 열리는 남북고위급회담의 남북 양측의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장관(좌)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사진=청와데 제공·연합뉴스


북측의 리선권 단장 역시 2004년부터 군사실무회담, 장성급 군사회담 등에 최소 27차례 참여한 인물이다. 리 단장은 지난 2011년 2월 군사회담 때 천안함 사건을 논의하던 중 버럭 소리를 지른 뒤 회담장을 나간 일화로도 유명하다.

우리의 통일부에 해당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김영철 부장의 오른팔로 분류된다. 전종수와 황충성은 비군사회담에 자주 등장했던 인물로 특히 전종수의 경우 전인철 전 북한 외교부 부부장의 아들로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21차례 열린 남북장관급회담에 18차례 참여한 기록도 있다. 그동안 ‘다혈질’로 통했던 리선권 단장이 이번 회담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지켜볼 일이다. 

이번 남북회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입장을 급선회해 “나는 대화를 믿는다. 김정은과 통화도 할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세계의 이목이 쏠려 있는 게 사실이다. 신중하게 접근해서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관계 개선의 계기를 잘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다만 궁극적으로 비핵화를 지향하는 우리 정부와 국제사회의 기대감이 있는 만큼 대화의 모멘텀을 잘 살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한일 정부간 12.28 위안부합의에 대해 무효화 선언을 한뒤 8일 한일간 외교 고위급 관계자들이 잇따라 만나기로 해 주목된다.

김용길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가나스기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만나고, 한일 양측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가나스기 일 외무성 국장이 만나 위안부합의와 북핵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양측이 팽팽한 기싸움 끝에 내놓을 결과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