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업체 자체적인 마케팅 사실상 제재 불가"
아우디폭스바겐 합동간담회 여부 사실상 불투명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폭스바겐코리아가 최근 국내 소비자에게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사전 예약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져 '모럴헤저드(도덕해이)'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아우디폭스바겐은 판매재개와 함께 국내 소비자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같은 절차를 무시했다는 지적이다. 

   
▲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CI./사진=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8일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최근 판매업체를 통해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본사차원에서 그런 결정을 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폭스바겐코리아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라 딜러 개인 사업자들이 자체적으로 마케팅 활동을 하는것 같다"고 말했다. 공식 출시일이 잡혔다거나 사전계약을 받기 시작한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또 "협력사들의 자체적인 마케팅 활동인데 강압적으로 힘을 행사할 순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 방송보도채널은 '디젤 게이트'로 국내 판매를 중단했던 폭스바겐이 최근 판매업체를 통해서 사전 예약을 받고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사전예약 대상 차량은 티구안, 파사트, 아테온 등 3종으로 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제대로 된 사과와 손해 배상 없이 판매 재개에 나서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브랜드 중 가장 먼저 판매재개에 나선 아우디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신차 R8 V10 플러스쿠페 출시 행사를 갖고 내년 주요 차량의 인증이 마무리됨에 따라 국내에서 영업을 재개하고 폭스바겐 측과 판매재개에 따른 공식 사과를 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아우디 코리아는 "공백이 길었던 만큼 과거 사안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 표명 없이 활동 재개를 한다는 것은 도리에 어긋날 일"이라며 "신차 인증이 마무리되고 폭스바겐코리아와 조율이 완료되면 내년 상반기에 합동 간담회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폭스바겐코리아의 반응은 달랐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아우디코리아에서 사과할 것이라는 입장을 낸 점에 대해서는 폭스바겐 코리아와는 다른 브랜드이기 때문에 입장을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그룹 차원에서 간담회를 별도로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또다른 폭스바겐코리아는 "그룹 차원에서 정해진 간담회는 없다"고 상반된 답을 내놨다. 폭스바겐코리아 내부에서도 엇갈린 해명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폭스바겐의 이같은 태도를 두고 업계에서는 '모럴헤저드'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앞서 폭스바겐코리아의 국내 책임자인 요하네스타머 전 총괄사장은 지난 8월 재판을 앞두고 독일로 출국한 이후 돌아오지 않고 있다. 

요하네스 전 사장은 지난해 11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도 변호인을 통해 "현재 건강상태가 무척 좋지 않아서 5주 정도 입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환경부는 지난 2016년 아우디폭스바겐32개 차종(80개 모델) 8만3000대에 인증취소 처분을 내렸다. 위조 서류별로 보면 배출가스 성적서 위조가 24개 차종, 소음 성적서 위조가 9종, 배출가스와 소음 성적서 중복 위조가 1종이다. 그 중 배출가스 성적서를 위조한 24개 차종(47개 모델) 5만7000대에 대해 환경부는 178억원의 과징금도 부과했다.

이에 대해 폭스바겐 소비자소송 법률대리인은 “폭스바겐은 ‘조작이 위법이 아니다’라고 계속 부인하면서 미국에서는 추가 현금 보상까지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무런 보상하지 않고 판매 재개만 열을 올리는 것은 유감스럽다”라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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