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환율 하락에 울고 있다. 지난 주말경부터 이틀 연속 소폭 반등에 나섰지만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이 매도에 나서며 강력한 반등 모멘텀을 얻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완벽한 악재란 없다. 환율 하락에도 수혜를 얻는 업종이 반드시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여행, 내수 업종 중심으로 수혜를 얻을 것이라고 조언하면서도 수출주 중에서도 환율에 강한 종목들은 오히려 수혜를 입얻다는 점을 더욱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오전 9시38분 현재 전 거래일 보다 0.07%(1.34포인트) 내린 1955.21포인트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말경 이틀연 속 소폭 반등한 이후 다시 하락 추세다.

코스피 지수가 반등의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이유는 외국인의 매도세 때문이다. 외국인은 환율이 급락하자 환차손을 우려해 물량을 빼내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까지 8거래일 연속 매도우위다.

   
▲ 전문가들은 교과서적으로는 원화 강세 국면에 원자재 수입 업종이나 외화표시부채가 많은 기업 등이 수혜를 입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론과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뉴시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하락으로 IT(전기전자), 자동차 등 대표적인 수출주들은 비상이 걸렸다. 일본 중국 업체들과 가격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환율 하락은 수출업체에게는 큰 부담이다.

그러나 환율 하락에도 웃는 업종은 있다. 두 종류로 구분되는데 하나는 원자재를 수입하는 업종이고 또 하나는 외화 표시 부채가 많은 기업들이다. 전자는 화학, 철강, 음식료 업종이고 후자는 포스코나 대한항공 등이다.

먼저 원자재를 수입하는 업종은 수입 단가가 내려가 생산 원가가 내려간다. 우리나라는 자원이 나는 국가가 아니므로 원재료 하락은 생산 원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런 점에서 석유화학, 철강, 음식료 업종은 큰 수혜가 예상된다.

외화표시 부채가 많은 기업도 수혜가 예상된다. 이들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려갈 때 마다 상환 규모가 350억원씩 줄어든다. 혜택을 업는 업종은 대표적으로 포스코와 대한항공이 꼽힌다. 포스코는 달러화 차입 자금이 35억 달러에 달하고 대한항공도 84억 달러로 추산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원화 강세는 해외 여행 수요를 늘려 여행주들은 수혜를 입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분기 국제선을 이용한 여객수는 1325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었다. 그러나 원화 강세는 상대적으로 엔화나 위안화 약세를 부추겨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가 예상되므로 셈법이 조금 복잡하다.   

전문가들은 교과서적으로는 원화 강세 국면에 원자재 수입 업종이나 외화 표시 부채가 많은 기업 등이 수혜를 입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이론과 다른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대표적 수출주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오히려 강세를 보인적이 많았다는 것이다. 개별 기업별로 환율에 대처하는 방법이 다르므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원화 강세 국면에서 펀더멘탈상으로는 업종별로 실적에 영향을 미치지만 실제로 주가의 움직임은 달랐다"며 "막연하게 업종차원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개별 기업마다 대처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종목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맞다"고 조언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