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면서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논의되고 있는데, 그 성사 여부를 떠나서 그것이 보다 많은 국민들의 관심을 쏟게 해서 비인기 종목의 설움을 씻어내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충북 진천 소재 ‘국가대표 선수촌’을 찾아 “아이스하키 여자 선수들은 중고등학교와 대학교에 팀이 없고, 실업팀도 없어서 어려움 속에서 국가대표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국가대표 선수촌을 방문해 3층 빙상장을 둘러보면서 아이스하키 선수단 격려하고 훈련 모습을 참관했다.
이번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확정 뒤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이 논의되면서 대표팀 감독이 우려를 나타내고 정치권에서 “단일팀 구성에 정부가 개입해선 안된다”는 목소리가 나온 이후의 행보이다.
전날 새러 머리(30·캐나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미국 전지훈련에 이어 휴가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하는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올림픽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게 충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직접 보니까 훨씬 생동감 있는 것 같다. 미국 사람들이 아이스하키를 왜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동안 아이스하키는 우리하고는 먼 종목으로, 우리가 다가가기 힘든 종목으로 여겨왔다. 그래서 변변한 팀 하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하루아침에 우리가 세계 최고 정상 수준에 오를 수는 없지만 우리가 끝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노력하면 반드시 그 꿈을 이루리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쇼트트랙부터 시작해서 동계스포츠 종목을 하나하나씩 정복해 내고 있는데 아이스하키팀도 반드시 그 목표를 이루기를 바라고 이번 올림픽 때 좋은 성적 기대해마지 않는다”고 당부했다.
인사말을 끝낸 문 대통령은 선물로 받은 유니폼을 입고 선수들과 ‘원바디’ 구호를 외치면서 사진촬영도 했다. 원바디(One-Body)는 ‘하나의 몸’이라는 말 그대로 팀원들이 하나의 몸처럼 움직인다는 의미로 아이스하키 팀이 쓰는 구호라고 한다.
또한 문 대통령은 선수촌 내 과학화 장비를 시찰하고, 웨이트트레이닝센터, 메디컬센터를 차례로 방문한 뒤 국가대표 선수단과의 오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의 주인공은 선수 여러분이다. 주인공인 선수 여러분들과 함께 이루고 싶은 그런 목표가 두 가지”라며 치유의 올림픽, 평화의 올림픽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들께서 이번에 올림픽을 보면서 지난 상처와 아픈 마음들을 위안받고 치유받는 올림픽이 됐으면 한다”고 했다.
또 문 대통령은 “북한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것 자체로 우선 우리 평창올림픽 흥행을 도와서 흑자대회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하고, “두 번째로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를 풀어나가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참가하는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만약에 공동입장을 하거나 단일팀을 만들 수 있다면 북한이 단순히 참가하는 것 이상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훨씬 더 좋은 단초가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 단일팀을 만든다고 해서 우리의 전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팀웍을 맞추려면 그만큼 더 노력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며 “그러나 남과 북이 하나의 팀을 만들어 함께 경기에 임한다면 그 모습 자체가 아마 두고두고 역사의 명장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국민들, 또 세계 사람들이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감동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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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19일 오후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서울-강릉간 운행될 KTX 경강선으로 강릉역에 도착해 워크숍중인 평창자원봉사자들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