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오는 2월 평창올림픽에 500여명을 파견하기로 했다. 북측 인원들은 판문점과 경의선 육로를 이용해 방남할 예정으로 남북교류 재개라는 상징성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평창 실무회담에서 북측은 230여명의 응원단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북측에서 파견하기로 한 예술단이 140여명이니까 여기에 선수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 등을 포함하면 500명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측이 남측에서 열린 국제체육대회에 응원단을 파견한 적이 있어 2002년 부산하계아시안게임에 288명,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사이드에 303명,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경기대회에 124명을 보냈다. 2002년의 경우 선수단 362명까지 합치면 650명이 참가했고, 2003년 선수단 224명까지 합치면 527명에 달했다.
지난 15일 예술단 파견 실무회담에서 북측은 판문점을 통과하는 이동 경로를 제시했다. 또 이날 북측은 응원단을 비롯해 선수단, 태권도시범단, 기자단을 서해선 육로를 이용해 파견하겠다고 제안했다.
서해선 육로는 개성공단 운영에 이용하던 경의선 육로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지난 2016년 2월 계성공단 폐쇄로 차단된 이 육로가 다시 열리는 셈이다.
특히 2007년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이 도로를 이용해 방북했으며, 군사분계선(MDL) 앞에서 차량에서 내려 도보로 걸어서 넘어가 주목받기도 했다.
또한 판문점은 남북 분단 극복의 상징으로 이번에 북측의 일부 올림픽 참가단이 이 경로를 통과할 경우 3개월 전 오청성 하사의 귀순 사건 이후 새로운 이미지 매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이날 정부는 실무회담에서 북측에 금강산 남북 합동 문화행사와 마식령 스키장 이용 등을 제안하고 논의했다. 금강산 문화행사는 올림픽 개회식에 앞서 전야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합동 행사를 위해 금강산이 열리고, 남측 선수들이 원산에 위치한 마식령을 오갈 경우 동해선 육로도 추가로 열리는 셈이 된다.
이 도로는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사실상 끊긴 길로 그동안 이산가족상봉 행사를 위해서만 간간이 이용됐을 뿐이다.
사실 이번 평창올림픽에 북측 선수단 규모보다 응원단과 예술단 규모가 훨씬 큰 상황에서 이들이 남북관계에서 상징적인 경로인 판문점, 금강산, 개성공단을 이용해 남북이 오가는 합의가 이뤄질 경우 남북간 교류의 문을 다시 여는 빅 이벤트가 될 것이다.
앞으로 20여일 남은 올림픽 준비 기간과 더불어 평창올림픽 기간은 물론 평창패럴림픽으로 이어지는 2월9일부터 3월18일까지 기간 중에 북측 예술단의 공연이 남측에서 열리고, 우리 선수단들이 마식령 스키장을 이용하기 위해 방북하고 문화인들이 북측에서 공동 행사를 여는 것이다.
이렇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해빙 무드가 2월을 넘어 3월까지도 이어지는 기간동안 지난 9일 남북고위급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과 왕래, 교류와 협력이 추가적으로 활성화된다면 합의 문항 그대로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할 시간도 앞당겨질 수 있다.
이날 실무회담에 참석한 북측 단장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은 오전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2000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6.15선언을 언급하며 “6.15시대가 돌아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말씀하신 대로 북측의 참가가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자리매김할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의 발전, 그리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남북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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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이 1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평창실무회담을 갖기 위해 우리측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북측 단장인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 부위원장이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사진=통일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