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완만기조 유지해 나갈 것"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이 새해 첫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추가인상에 대한 신중론을 여러 차례 밝혀온 만큼 이번 결정을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가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금리인상 시 가계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위축될 것을 고려해 추가인상에 대한 신중론을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한국은행

한국은행은 18일 오전 이주열 총재 주재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현재와 같은 수준인 연 1.50%를 유지해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했다. 금통위는 연간 8차례 열리며, 3월 이 총재 퇴임 전까지 금통위는 한 차례 남았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올려 지난 2011년 6월 이후 6년 5개월 만에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도 1~2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나 저물가 등을 고려해 긴축속도를 완만히 조절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은은 또 올해 경제 정장률 전망치는 당초 지난해 10월 발표했던 2.9%보다 0.1%포인트 올린 3.0%로 상향조정했다.

이 총재는 “국내경제가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당분한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경제는 투자가 다소 둔화됐으나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소비가 완만하게 개선되면서 견실한 성장세를 이어간 것으로 판단된다. 고용 상황은 서비스업 취업자수 증가폭이 감소하는 등 개선세가 둔화됐다.

국내경제는 올해도 3%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투자가 둔화되겠으나 소비는 가계의 소득여건 개선 등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출도 세계 경제의 호조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는 성장세가 확대되는 움직임을 나타냈다. 국제금융시장은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기대 등으로 국채금리가 상승했으나 주가가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의 성장세는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와 미국 정부의 정책방향, 보호무역주의 확산 움직임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는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폭 축소와 도시가스요금 인하 등으로 1%대 중반으로 오름세가 둔화됐다.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대 중반을 지속했으며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대 중반을 유지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1%대 초중반 수준을 보이다가 하반기 이후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목표수준에 점차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간 전체로는 1%대 후반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근원인플레이션율도 완만하게 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금융시장은 장기시장금리가 주요국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오름세를 보였으나, 주가는 기업실적 개선 개대로 상승하는 등 대체로 안정된 모습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미 달러화 약세 등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가계대출은 증가규모가 축소됐으며, 주택가격은 전반적으로 낮은 오름세를 보였으나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상승세가 확대됐다.

금통위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이 이어지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해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며 “향후 성장과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변화와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가계부채 증가세, 지정학적 리스크 등도 주의 깊게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