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주 펀드'가 삼성그룹 주력 계열사의 주가 급등과 함께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 수익률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1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 삼성그룹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0.49%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0.27%)을 웃도는 것이다.

   
▲ 삼성그룹 서초사옥

이처럼 삼성그룹주 펀드가 비교적 양호한 수익률을 거둔 것은 삼성그룹의 사업구조 개편 기대감으로 그룹주 펀드에 편입된 주요 종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의 삼성그룹주 펀드에서 투자 비중이 10~20% 정도 되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4% 가까이 상승하며 하루만에 시가총액이 약 7조8069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주 펀드의 장기 투자 수익률은 투자 기간이 길수록 저조하다.

삼성그룹주 펀드의 최근 3개월 기준 수익률은 0.67%였지만, 올들어서는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 영향 등으로 5.33%의 손실을 나타냈다. 또 장기 수익률도 ▲6개월(-5.11%) ▲1년(-6.92%) ▲3년(-12.19%) 등으로 모두 마이너스(-) 상태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국내 주식형펀드(-2.82%), 기타그룹주 펀드(-2.96%) 등을 밑도는 수치다.

국내 설정된 63개 삼성그룹주 펀드가 연초 이후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대신삼성그룹레버리지1.5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재간접형](Class A)'(-9.03%), '한국투자KINDEX삼성그룹주SW 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8.30%) 등이 부진의 늪에서 헤메고 있다.

삼성그룹주 펀드의 수익률 부진이 계속되자 펀드 환매 요청도 늘어나고 있다. 올 들어서만 총 155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섹터가 상당히 다양해졌으며, 삼성그룹은 이미 글로벌 플레이어가 됐다"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악화에 따른 '오너 리스크'도 있을 수 있지만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만 놓고 본다면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연구원은 "삼성그룹주 펀드는 올해 들어 두드러진 대형주의 약세 때문에 성과가 부진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도 "대표적인 그룹주이기도 하고, 삼성이라는 기업 가치만 놓고 본다면 투자 수단으로 유망하다"고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