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아시아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것"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지난해 업계 1위 자리를 탈환한 KB금융그룹이 ‘리딩금융’ 굳히기에 나선다. 올해를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우뚝 서는 새로운 10년’을 만들어가는 원년으로 삼고 국내를 뛰어 넘어 ‘아시아 선도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제공=KB금융그룹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역시 ‘리딩금융’ 자리를 둘러싼 금융그룹 간의 치열한 경쟁이 전망된다. 특히 지난해 실적향상과 조직의 안정화 등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윤종규 2기 체제’ 출범에 성공한 윤종규 회장은 ‘리딩금융’ 굳히기 위한 혁신 드라이브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신한금융과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여왔던 KB금융은 지난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신한금융은 제치고 1위 수성에 성공했다. KB금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 기준 2조7677억원을 기록하며 500억원 차이로 신한금융(2조7064억원)을 따돌리고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이는 지난 2015년 11월 취임해 KB사태로 분열됐던 조직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리딩금융’ 탈환에 주력해온 윤 회장의 목표가 2년 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그러나 올해도 불확실한 금융환경이 전개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리딩금융을 향한 신한금융의 맹추격이 예상되면서 선두다툼이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경쟁사인 신한금융에 비해 크게 뒤쳐져 있는 해외진출 성적표는 풀어야 할 과제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며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KB금융은 과거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투자 실패 이후 해외 진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부문 역량 강화도 숙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 등 비대면 기반의 디지털 금융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기존의 영업방식을 통한 수익구조에 기대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디지털 시장을 선점하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금융권 전반에 팽배하다.

이 같은 위기의식을 반영한 듯 윤 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지난 성취에 안주하지 말고 자만심 또한 경계할 것”을 당부하며 “국내 1등을 넘어 아시아 시장에서 이름값을 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우뚝 서는 ‘새로운 10년’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윤 회장은 ‘디지털’과 ‘글로벌’ 부문에 역량을 강화할 것을 언급했다. 윤 회장은 “디지털금융 분야에서 ‘패스트 팔로워(Fast follower)’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도약해야 한다”며 “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 기반을 다지며 기회가 되면 선진국 시장을 향한 과감한 조치 전략도 시도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도 불확실한 금융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리딩금융 자리를 둘러싼 지주간 치열한 쟁탈전이 예고된다”면서 “KB금융이 최근 실적향상으로 업계 1위 자리에 올라섰지만, 확고한 지위를 굳히기 위해선 글로벌 사업과 디지털 부문 역량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