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병환은 개인적으로는 불행한 일이지만 결과적으로 삼성전자에게는 희소식이 됐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사들이기 위해 달려드는 모양세다. 전문가들도 이날 외국인의 컴백이 저평가된 삼성전자를 싼 가격에 사들이려는 모양세로 풀이했다.

1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보다 0.92%(17.99포인트) 오른 1982.93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쌍끌이 매수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뉴시스

특히 이날 지수의 반전은 외국인의 컴백이 큰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은 이날 2154억원을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전날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도했었다. 이 기간 팔아치운 물량만 해도 1조2000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은 이날 전기전자 업종에서만 무려 715억원을 담았다. 삼성전자를 사기 위해 돌아왔다고 보여진다. 이밖에도 전기 가스업에 306억원을 담았는데 이는 여름철을 대비해 유틸리티 주에 대한 애정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부진했던 이유는 크게 두가지 이유였다. 우선 삼성전자의 이익 증가가 한계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아직 분기당 8조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하이엔드 스마트폰의 성장이 한계에 달해 더이상 높은 이익을 내기 힘들다는 분석이었다.

다른 하나는 지배구조 문제였다. 외국인이 보기에 삼성전자의 지배구조는 총수 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기형적 구조였다. 때문에 총수일가의 문제가 생기면 바로 그룹 전체에 문제가 생기는 완전치 못한 구조로 보였다.

이번 이건희 회장의 병환은 이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이슈로외국인은 판단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 회장의 건강이 악화되면 재영·부진·서현 등 자녀에게 지분 증여를 서둘러야 하기 떔문에 삼성그룹 전체의 지배구조 개선이 빨라질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더불어 자사주들 사들이면서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트레이드증권 신중호 연구원은 "외국인은 삼성전자가 가격적인 매력이 있는 상황에서 지주회사 전환 이슈가 터져나오면서 핵심 시나리오를 종합해 보면 나쁘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다만, 외국인의 삼성전자를 사는 것도 있지만 철강과 조선, 기계 등 경기 민감업종도 동시에 오르고 있다"며 "미국 경기 성장 기대감에 롱텀 머니도 들어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