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전격 발표함으로써 주주가치 제고와 거래 편의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주가가 100만원이 넘는 다른 종목들의 액면분할 여부에도 시선이 쏠린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50:1 액면분할이 시장의 화제가 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달 31일 50:1 액면분할을 전격 발표했다. 내달 23일 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고 나면 실제 액면분할은 5월경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 사진=연합뉴스


액면분할이 되면 기존에 삼성전자 주식 1주를 가진 투자자는 50주를 가진 것으로 보유 현황이 변경된다. 당연히 50주를 나눠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으며, 1주당 가격 역시 현재 수준에서 50분의 1로 줄어든다. 이날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250만원 선을 기록하고 있으므로 주당 가격은 약 5만원 선이 될 것이라고 보면 된다.

삼성전자 주가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주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은 항상 제기돼 왔다. 코스피 시총의 약 20%를 독식하고 있는 ‘대장주’지만 200만원이 넘는 가격 탓에 개미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늘 액면분할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는 식으로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왔다.

그랬기에 지난달 31일의 발표는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근본적인 기업 펀더멘털에 변화가 생긴 건 아니지만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부담감이 50분의 1로 줄어드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대해 “(액면분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해 두고 사실은 시기를 고르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적발표와 함께 액면분할 공시를 ‘서프라이즈’로 낸 것만 보더라도 나름대로 고민이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은 일단 우호적이다. 액면분할 발표 직후 삼성전자 주가는 이례적으로 8% 이상 급등하며 주가가 270만 7000원까지 올랐다. 다음 날인 1일에도 255만원선에 육박할 정도로 주가가 올랐지만 오후 들어서는 250만원 안팎으로 주가가 진정됐다.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서는 또 다른 종목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통상 주가 100만원이 넘는 종목은 ‘황제주’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쉽게 거래하기에는 심리적인 장벽이 높기 때문에 아무나 거래할 수 없다는 의미다. 현재 국내 증시에서 100만원이 넘는 종목으로는 롯데칠성, 태광산업, LG생활건강, 영풍 등이 있다.

이 중에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액면분할 가능성이 가장 높게 예측되는 종목은 롯데칠성이다. 현재 주가는 158만원 안팎에서 형성돼 있어 삼성전자 못지않은 고가다. 롯데칠성은 아직까지 액면분할을 암시하는 어떤 사인도 낸 적이 없지만 삼성전자의 이번 결정이 작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해의 경우 대세 상승장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액면분할이라는 변화를 선택하기에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라면서 “삼성전자가 액면분할 전에 자사주 매입 같은 ‘예고편’을 내보냈음을 상기한다면 롯데칠성 역시 비슷한 카드를 시장에 먼저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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