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인한 소비부진으로 내수기업들의 2분기 실적 전망치가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내수기업 86개사 가운데 45개사(52.32%)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세월호 참사 이전인 한 달 전보다 하락했다. 또한 실적이 하향 조정된 45개사 가운데 28개사의 주가 역시 지난 4월15일 종가에 비해 13일 하락 마감했다.

일반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내수 기업의 실적 호전으로 이어진다. 수입물가 하락으로 원가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세월호 참사 여파 등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내수기업들의 실적 전망치가 줄줄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

   
▲ 구조 마치고 돌아오는 구조대원/뉴시스

KT의 경우 영업이익 전망치가 3373억원에서 -7610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KT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3일 3만2000원에 장을 마쳐 4월15일 종가(3만2350원)보다 350원(1.08%) 하락했다.

아울러 LG생명과학(-23.61%), 종근당(-13.04%), KC그린홀딩스(-9.35%), 에스원(-7.12%), NHN엔터테인먼트(6.78%) 등 36개 내수 관련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크게 하향 조정됐다.

LG생명과학은 지난 4월15일 종가(3만7300원)보다 2700원(7.23%) 하락한 3만4600원을 기록했다. 종근당(-2.42%), KB그린홀딩스(-14.13%), 에스원(-1.83%), NHN엔터테인먼트(-16.20%) 등 28개사의 주가 역시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SK브로드밴드(-10.84%), 제닉(-9.41%), 네오위즈게임즈(-7.57%), 한국사이버결제(-4.92%), 모두투어(-3.44%) 등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이들 기업의 주가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원화 강세 국면에서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는 유통기업들도 맥을 못 추고 있다.

현대백화점(-3.19%), 롯데쇼핑(-1.86%), 이마트(-1.52%), 신세계(-1.42%) 등 유통주들의 이익 전망치는 일제히 하락했다. 이들의 주가 역시 현대백화점(-8.27%), 롯데쇼핑(-7.68%), 이마트(-10.74%), 신세계(-8.36%) 모두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원화강세는 경제상황이 좋고 수출이 잘됐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이번에는 경제 회복과 연결된 것이 아니다"며 "단순히 원화의 가치가 높아지긴 했지만 국내 경기가 좋아진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 김미연 연구원은 "내수주의 영업이익 전망치 하향조정을 세월호 참사 때문으로만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1분기 실적이 전망치를 밑돈 것을 보면 이전부터 소비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