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강세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둘러싼 서방국들과 러시아간의 분쟁을 잘 넘었던 우리 증시가 또 한번 복병을 맞았다. 바로 유럽의 디플레이션 우려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러나 유럽 디플레이션 우려를 오히려 호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중국의 경우와 똑같이 경기 둔화 우려는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만들고 실제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도 다음달중 경기 부양책을 쓸 것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투자자들이 세계 경제 개선을 낙관하고 있지만 유럽에 대한 디플레이션 우려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난 12일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지난달 22~24일 전 세계 594명의 투자자·애널리스트·금융 전문가 등을 상대로 세계 경제 전망에 대해 조사한 결과 낙관적이라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 응답자의 40%가 세계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으며 43%는 안정적이라고 답했다. 12%만이 세계 경제가 악화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 기자회견중인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뉴시스

여기까지는 좋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분기별로 조사하는 이번 설문조사에서 지난 1월보다 세계 경제에 대한 낙관적 전망의 강도가 다소 약해졌다. 그 이유가 바로 유럽 경제에 대한 디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응답자의 74%가 1년 안에 유럽 지역의 디플레이션이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고 답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미 유럽에서는 포르투갈 등 남부지역 일부 국가들이 올해 디플레이션을 경험 하고 있다. 유로존의 전체 인플레이션율은 지난 4월 기준 0.7%로 간신히 플러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인플레이션율 목표치인 2%에는 한참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와같은 유럽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오히려 증시에는 호재라고 분석한다. 경기가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 유럽중앙은행(ECB)은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드라기 총재가 6월중으로 양적완화나 지준율 인하 등의 부양책을 내놓을 것을 시사했다는 점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플러스 요인이기 때문에 우리 증시에 호재"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현지시간 브뤼셀에서 열린 정례 통화정책회의 이후 기자회견에 “ECB 위원들은 비전통적인 수단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를 사실상 6월에 경기부양책을 쓸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김중원 연구원은 "유럽 경제가 회복세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유럽 디플레이션 우려는 우려라기 보다는 드라기 입장에서 경기 회복이 원하는 만큼 충족 안되는 상황에서 다음달에 금리 인하를 하기 위해 명분을 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장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