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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회 경제부장 |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최근 채용특혜 논란이 일고있는 KB국민은행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지난 6일 전격 진행됐다.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인 KB국민·KEB하나은행 두곳과 대구·부산·광주 등 지방은행 3곳의 채용비리를 적발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함에 따라 이뤄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윤종규 회장의 종손녀가 서류전형, 1차 면접에서 하위권이었지만 2차 면접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합격했다는 의혹을 비롯해 약 20여명의 신입 직원 명단을 관리했다는 혐의다.
또 하나은행은 2016년 신입사원 채용과정에서 임원 면접이 끝난 뒤 면접점수를 조작해 불합격 권이었던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미국 위스콘신대 출신 지원자 7명을 합격시켰다는 것이다.
금감원의 이 같은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들 은행들은 제대로 모럴해저드를 저지른 셈이다.
채용은 반드시 공정하고 정의롭게 이뤄져야 한다. 취업관문을 뚫기 어려운 요즘의 세태에서 내부자들의 자녀에게 특혜를 주고, 출신 학교에 차별을 두어선 안되는 것이다.
청년들의 성실한 노력의 대가가 제대로 평가받는 공정사회로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동이다.
그렇지만 이들 금융사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서류전형을 통과하면 1차면접에서 점수가 0에서 시작하고, 1차 면접에서 통과하면 2차 면접에서 또다시 0에서 시작하는 등 국민은행의 고유한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하나은행 입점 대학이나 주요거래 대학 우대와 글로벌 인재 우대에 따라 채용된 것으로 해명하고 있다.
개인의 역량과 영업 특수성을 고려해 채용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금으로서는 누구의 말이 맞는지 모른다.
따라서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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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권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들이 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국민은행 본점 압수수색을 마친 뒤 관련 물품을 가지고 밖으로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다만 음모라고 까지는 할 수 없겠지만 금감원의 채용특혜 적발이 묘한 시기에 나왔다는 점에서 일말의 의혹을 사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말부터 윤종규 KB금융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면서 연임저지에 집요하게 나선바 있다.
공기업도 아닌 민간 은행들의 지배구조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간섭하면서 신관치금융을 부활시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윤종규 회장은 최고의 실적을 거둬 국민은행을 리딩뱅크로 도약시킨 점이 부각되면서 연임에 성공했고, 김정태 회장 역시 금융당국의 집요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임에 성공했다.
금융당국은 아직까지도 금융기관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외이사 문제까지도 금융당국의 지배를 받는 은행연합회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금융당국이 은행과 금융지주 인사권을 통제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금감원이 채용비리의 자료를 심상정 정의당 의원실에 제공해 공론화 시켰다는 점도 의혹이다.
금융당국의 지속적인 압박에도 이들 민간 금융회사들이 굴복하지 않자 정치권을 끌어들인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결국은 금융회사 길들이기에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합세해 압박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민간 금융회사에 대한 금융당국의 신관치 행태는 금융회사들이 한국을 넘어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메가뱅크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없애버리는 짓과 똑같다.
금융당국의 부적절한 처신과 행태가 있다면 이는 반드시 철회돼야 할 것이다.
[미디어펜=김명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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