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인수‧합병 전략…수익성 개선으로 빛 발했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금융그룹이 지난해 3조원대의 실적을 달성하면서 ‘리딩금융’ 명성을 확고히 굳혔다.

KB금융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보다 54.5% 늘어난 3조311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8년 지주사 설립 이래 사상 최고 실적이다. 금융권에선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시각이다.

   
▲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제공=KB금융그룹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3조3119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1조1682억원)와 비교해 54.5% 증가한 수치로 ‘3조 클럽’을 달성한 것은 지난 2011년 신한금융 이후 처음이다.

신한금융과 ‘리딩금융’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여왔던 KB금융은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이어 이번에도 신한금융을 제치면서 1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KB금융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 순이익 기준 2조7677억원을 기록하며 500억원 차이로 신한금융(2조7064억원)을 따돌리고 ‘리딩금융’ 자리를 지킨 바 있다.

KB금융이 호실적을 견인한 배경에는 주력 계열사인 국민은행의 이자이익과 공격적인 M&A를 통한 비(非)은행 계열사의 실적개선이 자리하고 있다. 실제 국민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조1750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125.6%(1조2107억원) 늘었다. 반면 신한은행은 1조7110억원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11.8% 감소했다.

여기다 지난 2016년 통합 출범한 KB증권에 이어 지난해 4월 KB지주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이 실적견인을 뒷받침했다. KB증권과 KB손해보험은 각각 2717억원과 33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한금융투자와 신한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각각 2119억원과 1206억원에 그쳤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윤 회장의 공격적인 M&A 전략이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회장은 지난 2014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현대증권(현 KB증권) 인수를 연이어 성사시키며 외형적 성장은 물론 수익성 개선에 발판을 마련해왔다.

이에 반해 신한금융은 지난 2007년 LG카드(현 신한카드) 인수에 성공한 이후 지난 10년간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경영전략을 고수해오면서 KB금융과의 ‘리딩뱅크’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해석이다.

실제 신한금융은 지난 2002년 제주은행과 굿모닝증권 인수를 시작으로 조흥은행, 신한생명, LG카드 등 대형 매물 인수를 통해 자산규모를 키워오며 업계 정상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LG카드 인수 후 ‘성장’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둔 영업전략을 고수하면서 업계의 판세가 뒤집혔다는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회장의 공격적인 M&A 전략이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면서 ‘리딩그룹’ 굳히기에 성공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