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차기 총재 후보 막바지 검증 박차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임기가 이달 말로 완료되면서 청와대가 차기 총재 후보 검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50조원으로 불어난 가계부채와 미국의 통상압박 등으로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의 통화정책 속도가 빨라지면서 차기 한은 총재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 달 가까이 소요되는 국회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할 때 이달 초 한은 총재가 지명될 것이란 관측이다. 대통령이 후보자를 지명한 후 국회에서 20일 안에 청문회를 열어 이후 3일내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 차기 총재 후보군에는 한은 내부 인사와 교수 출신으로 좁혀진다. 관료 또는 청와대 출신 인사는 한은의 독립성을 위해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강해 후보군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출신으로는 장병화 한은 전 부총재, 이광주 한은 전 부총재보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인사로는 전성인 홍익대 교수 김홍범 경상대 교수, 박상용 연세대 명예교수가 꼽힌다.

장 전 부총재는 38년간 한은에 몸담은 정통 ‘한은맨’이다. 서울외국환중개 대표이사로 일하던 지난 2014년 6월 부총재로 임명된 후 한은의 인사‧경영 등 내부 살림을 도맡아 왔으며 지난해 6월 퇴임했다.

국제금융 분야 전문가로 꼽히는 이 전 부총재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이 성사되는데 크게 한몫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2012년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포럼 간사로 안철수 후보 캠프에 참여했으며, 김 교수는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중앙은행 통화정책에 관한 연구를 해왔다.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을 지낸 바 있는 박 교수는 금융통화위원으로도 자주 거론돼 왔다.

일각에선 이 총재의 연임도 거론되고 있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된 점을 고려하면 연임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김성환 전 총재(1970~1978년) 이후 연임한 사례가 없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스위스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은 뒤 기자간담회에서 연인과 관련된 질문을 받고 “임기 내 마무리 지어야 할 것은 마무리 지어 후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 계획”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