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천만요정'으로 불리던 배우 오달수가 한 순간 몰락했다. 성추행 때문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으며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탁월한 감초 연기로 많은 팬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오달수이기에 팬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그런데 영화계에 미칠 파장도 만만찮다. 오달수가 워낙 연기력을 인정받고 티켓파워도 있기 때문에 출연작이 많고, 이미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앞둔 영화도 4편이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외에도 오달수는 현재 한창 촬영이 진행 중인 tvN 새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도 캐스팅돼 있었다. 오달수의 성추행 건이 불거지자 '나의 아저씨' 제작진은 지난 2월 28일, 오달수가 맡았던 배역을 박호산으로 긴급 교체했다. '나의 아저씨'는 그나마 3월 21일 첫 방송 예정이어서 배역 교체를 하고 재촬영을 할 수 있어 다행(?)인 편이다.

   
▲ 사진='더팩트' 제공


영화의 경우 오달수가 출연하는 개봉 대기작들이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최고의 흥행을 했던 '신과함께-죄와 벌'은 2부작으로 미리 두 편 분량을 촬영을 해둔 작품이다. 여름 개봉을 확정한 '신과함께-인과 연(신과함께2)'에도 1편과 마찬가지로 오달수가 저승의 판관으로 나온다.

이 외에 오달수가 출연한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김지훈 감독), '컨트롤'(한장혁 감독), '이웃사촌'(이환경 감독)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거나 촬영을 마치고 편집에 들어간 작품들이다.

이들 영화의 제작사들은 발등에 떨어진 '오달수 불똥'을 어떻게 끌 것인지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당히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신과함께' 2편의 경우 오달수 촬영 분량을 편집하거나 재촬영을 할 가능성이 있다. 오달수 역할이 가볍지는 않지만 조연이어서 수습이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는 오달수가 극의 중요한 흐름에 관계된 배역인데다 다른 배우들과 함께 나오는 장면이 많아 편집으로는 해결하기 힘든 상황으로 알려졌다. '컨트롤'과 '이웃사촌'은 오달수가 주연을 맡아 어떻게 해야 할 지 대책조차 마련하기 어려운 상태다.

오달수는 28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행운과 명성은 한 순간에 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며 자책했다. 이건 개인적인 문제이니 성추행 피해자에게 반성하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처벌 받을 일은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오달수가 사과문에 "제 행동으로 인해 2차 3차로 피해를 겪고, 겪게 될 모든 분들께 깊이 사죄 드린다"고 적었듯, 자신으로 인해 2차, 3차로 피해를 입게 된 출연 영화 제작사나 제작 스태프, 동료 배우들에게는 실질적인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실망하고 분노한 팬들의 상처난 마음은 어떤가.

성추행은 개인적 일탈같지만 그 충격파는 이렇게 무겁고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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