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건전성·자본적정성·수익성 등 경영실적 개선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우리나라 은행들이 지난해 1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이자이익이 늘어난 데다 기업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대손비용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 사진제공=연합뉴스


올해도 금리상승이 예측되는 가운데 이자이익 확대 등에 따른 은행의 수익성 개선 추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차주의 이자부담 증가로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한 부실이 우려된다.

최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7년 국내은행 경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은행의 순이익은 11조2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조7000억원(352.4%) 급증했다. 이는 14조원 대 순이익을 냈던 지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이처럼 은행권 순익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자산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국내은행 자산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2363조5000억원(은행계정)으로 전년 대비 4.2% 늘었다. 원화대출 잔액은 1508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80조9000억원(5.7%) 증가했다.

기업대출은 대기업 대출 감소세가 이어진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은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해 817조3000을 기록했다. 반면 가계대출은 660조4000억원으로 국내은행의 리스크 관리 강화 등으로 증가세가 둔화됐다.

대손비용 감소 및 이자이익 증가 등도 수익성 개선에 한몫을 했다. 지난해 국내은행의 총자산순이익률(ROA)은 0.48%로 전년대비 0.37%포인트 상승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6.0%로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3%포인트 올랐다. 조선‧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일단락되면서 대손비용이 5조5000억원으로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자이익은 37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조9000억원(8.5%) 늘었다. 금리가 본격적인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예대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가 벌어지면서 순이자마진(NIM)이 1.63%로 전년(1.55%)보다 0.08%포인트 개선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인당 당기순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약 4배 증가했다. 1인당 총자산은 209조4000억원으로 같은 기간(194조7000억원)으로 소폭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데는 명예퇴직 등으로 인한 임직원수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은행의 임직원 수는 2016년 11만5000만에서 지난해 11만1000명으로 줄었다.

올해도 금리상승으로 인한 은행권의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국내은행의 자금중개 기능 활성화를 독려할 방침이다. 담보 위주인 가계대출 중심의 자금운용에서 벗어나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이 있는 중소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성 금융을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