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TR, 중국 불공정 무역관행·지재권 침해 등 지적
정부, 인도·UAE·베트남 등에서 신 남방정책 지속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미국과 중국의 통상갈등이 깊어지고 있고 철강·석유화학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양 국의 수입규제가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가 G2 의존 리스크를 낮추기 위해 추진하는 신 남방정책의 성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국의 국가주도 모델에 의한 국제경쟁력 침해를 막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359쪽에 달하는 이번 보고서는 미 무역대표부(USTR)이 작성했으며,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 및 경제개혁 약속의 더딘 이행·지적재산권 침해 등을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4월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갈등 해소를 위한 '100일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으나, 중국이 오바마 전 대통령 당시 약속했던 쇠고기 시장 개방·중국 증권 및 보험 관련 외국인 투자 제한 철폐까지만 동의하고 국가주석 임기 제한규정 철폐를 골자로 하는 헌법 개정안을 제안한 것이 통상압박 수위를 높이는 계기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시진핑 국가 주석/사진=연합뉴스


문제는 한국이 중국과 유사한 상품군을 수출, 통상갈등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지난 2011년부터 중국산 저가 철강재에 수 백%에 달하는 고율의 관세를 부과해 대미 수출량을 급감시키면서 그 자리를 한국산 철강이 차지했으며, 중국산 철강이 한국을 통해 우회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한국산 열연 강판과 유정용 강관 등에 상계관세 및 반덤핑 관세를 도입·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정부는 수출 다변화 등을 위해 신 남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백운규 장관은 최근 인도 뉴델리에서 주요 경제부처 장관들과 양국 경제협력 증진·무역장벽 완화·지원확대·인도 CEPA 개선 협상 진전 등을 논의했다.

백 장관은 △기술협력을 위한 공동 연구개발(R&D) 프로젝트 △무역구제 당국간 협의 채널 신설 △수입규제 동향 공유 △인프라 개선사업 △금융패키지 사업을 통한 마이크로 그리드 구축 사업 추진도 제안했다.

양 측은 4차 산업혁명 공동대응과 유망기술 협력 강화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첨단제조·신재생에너지·바이오헬스 분야 워킹그룹의 조속한 구성 및 가동과 첨단기술 상용화 렵력 추진에 합의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 지난해 10월 열린 '한·사우디 비전 2030 비즈니스 포럼'에서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에서 세 번째) 등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한상공회의소


지난 27일에는 칼둔 아부다비 행정청 장관 등 아랍에미리트(UAE) 관계자들을 만나 양 측은 바라카 원전 성공을 위한 지원의지 재확인 및 원전 설계·핵연료 분야 협력 강화·사우디 등 제3국 공동진출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한 자원개발 및 플랜트 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기업간 공동 R&D 등 반도체 분야 및 향후 협력 강화를 위한 기반 조성 등에 대해 합의했다.

지난 4일에는 베트남을 방문해 산업 공동발전·기업간 글로벌 밸류체인 강화·에너지기업 진출지원과 '한·베 교역 1000억달러 추진'을 위한 상호 호혜적 교역 및 투자환경 조성 등을 촉구했다.

아울러 한·베 자유무역협정(FTA) 공동 홈페이지 구축과 운영 등 협력 확대 기반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 등을 체결하고 소재부품 생산현장 애로기술지도 센터 설립·제3국 수입규제 관련 공동대응 등에 합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경기가 회복되는 가운데 동남아·인도·브라질 등 개도국의 경제성장은 미국과 중국에 크게 의존하면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기회"라며 "경협 증진 및 시장 개척에 신 남방정책이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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