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효리네 민박2'가 잘 나가고 있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는 여전히 사랑이 넘치고, 새 직원 윤아는 열일을 하고 있다.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기다렸던 새 아르바이트생 박보검은 드디어 다음 회에는 등장한다는 예고도 나왔다.

시청자들의 호응 속에 4일 방송된 JTBC '효리네 민박2'는 시청률도 많이 회복해 7.1%(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2월 4일 첫 방송 때 높은 기대 속에 8.0%의 놀라운 시청률로 출발했던 '효리네 민박2'는 평창올림픽 개막 후 한때 4.7%까지 시청률이 뚝 떨어졌다. 하지만 올림픽이 끝나고 시청률이 다시 회복세에 올라선 분위기다.  

이번 '효리네 민박2'는 지난해 방송된 시즌 1에 비해 볼거리가 더 풍성해졌다. 겨울철 제주도의 풍광을 담은 것부터 새로운 볼거리다. 효리네 집에는 겨울철 민박객을 받기 위해 벽난로, 게르, 노천탕 등 맞춤형 편의시설이 추가됐다. 직원이 아이유에서 윤아(소녀시대)로 바뀜으로써, 윤아의 새로운 매력을 계속 발견하는 기쁨도 있다. 게다가 단기 알바생 박보검의 추가 투입이 처음부터 예고돼 팬들의 기대감은 계속 커졌다.

   
▲ 사진=JTBC '효리네 민박2' 포스터


이렇게 잘 나가고 있는 '효리네 민박2'지만 아쉬운 면도 있다. 시즌 1에서 사실상의 주인공이었던 민박 손님들이 이번 시즌 2에서는 살짝 주변인으로 밀려나고 있는 느낌이다.

이번 시즌에도 화제의 민박객이 없지는 않다. 씩씩하면서도 '소녀소녀'했던 여자 유도 선수들, 효리와 윤아를 울린 연자매 사연 등은 주목을 끌 만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효리네 민박을 찾는 손님들이 너무 많고, 그로 인해 너무 산만해졌다. 4일 방송에서는 손님들이 너무 많이 몰려 '멘붕'에 빠진 이상순의 모습이 비쳐지기도 했다. 이효리가 몸이 아픈 가운데도 힘을 내 손님들의 식사 준비를 하고, 윤아가 슈퍼우먼처럼 청소도 하고 식사 준비를 돕고, 이상순이 맥가이버처럼 동분서주하지만 한계가 있어 보였다. 손님들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몰려들다 보니 시즌 1 때처럼 이효리 이상순 부부, 또는 아이유와 손님들 간의 오가는 정(?)과 같은 따뜻한 분량이 많이 줄었다.

물론 돌발적인 외부 요건의 탓도 있었다. 갑작스런 폭설과 한파로 손님들의 발이 묶이고, 제주도를 오가는 비행기 편의 결항과 지연 등으로 예정됐던 시간과 다른 때에 손님들이 민박집을 찾기도 했다.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니, 이런 상황조차 고스란히 담아 하나의 볼거리로 제공될 수는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한꺼번에 12명에서 14명에 이르는 손님들이 동시에 효리네 민박에 머무르는 상황이 펼쳐지자 분위기가 산만해질 수밖에 없었다. 손님들에게 제대로 잠자리가 제공될 지도 걱정이다.

그래서인지, 일반인 손님들의 이런 저런 사연이 친근하게 다가왔던 시즌 1에 비해 이번 시즌 2는 화제의 포커스가 윤아나 박보검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제작진의 당초 의도가 그랬다고 하면 시청자 입장에서 할 말은 없다. 이효리 이상순 부부나 윤아, 박보검의 새로운 면을 더 보고 싶은 시청자들도 많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효리네 민박' 시즌 1이 왜 각광을 받았고, 제주도를 찾는 여행객들이 사생활 침해 물의까지 빚어가며 효리네 집구경에 나섰는지, 되돌아보면서 드는 생각 때문이다.

시즌 1에서는 스타의 위치를 내려놓고 제주도로 내려가 한적하고 여유로운 삶을 택한 이효리와 남편 이상순의 일상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톱스타 아이유가 민박집 허드렛일을 하면서 어떤 점을 느끼고 일반인 손님들과 어떻게 소통의 폭을 넓혀 가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저런 사연을 갖고 제주도 여행에 나선 손님들이 민박을 통해 힐링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시청자들도 함께 힐링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시즌 2에서는 이런 여유로운 풍경이 많이 사라졌다.

'효리네 민박' 제작진이 시즌 2 준비를 하면서 민박 신청을 받자 신청자가 20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렇게 신청자가 몰리다 보니, 제작진 측은 한 팀이라도 더 초청해 기회를 주고 싶었을 것이다. 이런 좋은 의도가 오히려 민박집을 산만하게 만들어 이효리 부부와 윤아에게 '체험 삶의 현장'을 강요하게 된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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