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상선이 최근 SM상선과의 협력에 대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낸 가운데 SM상선이 반발하고 나서면서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14일 SM상선 관계자는 현대상선이 전날 SM상선과 협력이 불가한 근거를 제시한 데 대해 "현대상선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며 공식 반박했다. 앞서 현대상선은 SM상선과 협력이 불가능한 이유로 △미국의 경쟁금지법 △해외 화주 신뢰도 하락 △시장운임 하락 △적취 운임율 하락 △구조조정 비용 부담 가중 등 5가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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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현대상선 제공 |
이에 대해 SM상선은 “출범 당시부터 한국해운의 부활을 이끌고 국가 경제발전에 일조할 수 있도록 최고의 국적원양선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하고 묵묵히 비전을 실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반박했다.
SM상선은 현대상선이 협력 반대의 근거로 제시한 '미국의 경쟁금지법'과 관련, "선사 간 협력을 엄격히 제한하는 내용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대형 얼라이언스 경우 시장점유율이 35% 상회하는 경우 분기별로 노선 합리화 및 공급변동 정보를 제출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SM상선은 "현대상선과 SM상선 협력이 미국의 경쟁금지법 위반이라면 글로벌 모든 선사들은 이미 위법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2M 등 얼라이언스 회원사뿐 아니라 대만 완하이, 싱가폴 PIL사와 코스코(COSCO) 및 현대상선은 ZIM과 공동운항 및 선복교환 이상의 협력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SM상선은 운항선박에 화물을 선적하는 것을 해외 화주들이 기피하고 있다는 현대상선 지적에 대해서도 "지난해 2분기 서비스 개시 이후 해외 유수의 해운전문매체, 컨설팅회사, 화주 등으로부터 역사상 유례가 없는 빠른 안정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이어 "현대상선은 이를 이유로 SM상선을 배척할 것이 아니라 2M을 비롯한 해외 경쟁선사들에게 SM상선의 원양진출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동의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력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라며 반문했다.
또 SM상선이 기존 노선과 중복되는 노선 개설 및 아시아발 화물을 운임인하를 통해 무차별적 확보한다는 현대상선 주장에 대해서도 "한진해운으로부터 미주서안 5개 노선을 양수했다"며 "이는 해수부에서도 인증한 사실"이라고 했다.
실제 지난해 1월 해양수산부는 SM상선이 한진해운으로부터 미주서안 5개 노선 및 아주 역내 7개 노선의 단독·공동 운항을 통해 서비스를 재개하며 이를 해운법 제24조 2항에 따라 외항정기화물운송사업자로 등록조치했다고 SM상선 측은 전했다.
SM상선은 "현재 미주서안 1개 노선을 운영중인 사실에 비춰볼 때 오히려 영업양수 규모 대비 노선 수와 공급이 감소한 반면, 오히려 현대상선이 미주서안 노선에 공급량을 34%나 확대하여 운임시장 안정화를 저해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의 공급량이 지난해 1월 1만213TEU에서 올해 1월 기준 1만8132TEU로 늘었다는 것이다.
SM상선은 현대상선의 "SM상선과의 공동운항 및 선복교환이 적취운임율 동반하락을 초래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상호 이익도모, 경쟁선사 진입에 대한 장벽형성 등의 필요성을 가지고 진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시장에서 현대상선과 SM상선의 신뢰도 및 운임율은 큰 차이가 없다고도 전했다. SM상선은 "현대상선 측 주장이 사실이라면 2M 소속인 Maersk(420만TEU), MSC(320만TEU)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대상선이 비슷한 수준의 신뢰도와 운임수준을 유지하는지에 대해서 자문해야 한다"고도 했다.
SM상선은 현대상선이 구조조정 반대 논리로 제시했던 '국민 혈세 투입'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SM상선은 "1조3000억원이 넘는 혈세투입에도 여전히 1조2000억원 손실을 기록한 현대상선은 SM상선을 흡수 합병 시 국민혈세 추가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은 도덕적 해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상선에 협력을 요청한 것은 경영난 때문이 아니라 협력을 통한 한국해운 재건에 목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과거 한진해운이 보유했던 자산들 중 경쟁력을 갖춘 우량자산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오히려 현대상선이 고비용 용선료 및 비합리적 계약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SM상선은 "채권단 관리체제 하에 투입된 국민혈세는 결국 채권단들의 안정적 채권회수가 최종 목적이므로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국해운이 아닌 현대상선 살리기를 고수한다면 이는 한국해운 재건이라는 국정과제와 전혀 달리 이용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SM상선 관계자는 "현재 채권단 관리하에 수조 원의 혈세가 이미 투입된 후 그동안 미뤄온 고용선료 계약 등 천문학적 비용 부담이 예상되는 현대상선에서 SM상선과 협력이 불가하다는 입장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한진해운 파산의 경험을 통해 초대형선박 확보 만이 해운산업 재건 목적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SM상선이 보유한 네트워크와 글로벌선사로서 운영경험 등을 국적선사와 협력한다면 해운산업 재건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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