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개월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의 금리를 역전했다. 우리 정부는 금리역전에 따른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21일(현지시간) 연준은 워싱턴DC 본부에서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연방기금 금리를 현재의 연 1.25~1.50%에서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은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만이자 2015년 12월 ‘제로금리’ 이후 6번째다. 지난달 취임한 제롬 파월 의장은 처음 주재한 FOMC를 통해 올해 3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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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제공=한국은행 |
연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지난해 12월 전망치(2.5%) 대비 0.2%포인트 올렸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2.1%에서 2.4%로 상향조정했다. 미국의 물가가 목표치인 2% 전망을 유지했으며, 현재 4.1%인 실업률이 올해 3.8%까지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인상으로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50%)를 넘어서는 ‘금리역전’이 현실화됐다. 한미간 정책금리가 역전된 것은 지난 2007년 8월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한미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계 자금의 이탈 가능성이 커진다.
이에 대해 정부와 관계기관은 “금리역전에 따른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오전 은행회관에서 고형권 1차관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한국은행 부총재, 금융감독원 부원장, 국제금융센터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연준의 3월 F0MC 결과와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정부는 FOMC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뉴욕시장에서는 주가는 약보합세로 마감했으며,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달러화는 약세를 시현했으나 전반적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시장이 이번 금리인상을 이미 예상했고, 향후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미 연준이 비교적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번 FOMC 결과를 감안할 때, 향후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대한 시장 우려는 다소 완화될 것으로 보이나 경계심을 늦춰선 안 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일각에서 이번 금리인상으로 한미 기준금리가 10년만에 역전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부는 “외국인 자본유출입은 내외금리차 이외에 다양한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며 “특히 우리나라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의 약 85%를 차지하는 주식자금은 국내경기 상황과 기업실적 전망 등에 좌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나머지 15%인 채권자금은 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 등 중장기 투자자들로 구성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역전에 따른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국내 시중금리 상승에 대비해 가계부채 총량을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상환부담 완화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정책금융 확대 등을 통해 자금조달 여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정부는 “미국 등 주요국 경제상황과 통화정책 기조의 변화 가능성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 하는 한편 최근 보호무역주의 움직임과 4~5월 개최 예정인 남북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 결과 등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예의주시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도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국내 금융·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 한미간 정책금리가 역전됐으나 우리나라의 양호한 기초경제여건 및 대외건전성 등을 고려할 때 당분간 외국인자금 유출입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은은 앞으로 주요국의 경기, 물가지표 등에 따라서는 통화정책 기대가 변화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금융시장 동향, 외국인 투자자금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가운데 필요시 시장안정화 대책을 적기에 시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