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모든 가능성 염두에 두고 예의주시…북중관계 개선은 긍정적인 신호"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중국 외교소식통은 27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직접 베이징을 찾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전날인 26일 북중 접경 지역인 중국 랴오닝성 단둥역에 이날 거대한 가림막이 설치됐고, 이날 오후 베이징에 북한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열차가 삼엄한 경비 속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닛폰TV 계열 매체인 NNN가 같은 날 처음으로 노란색 띠를 두른 초록색 열차가 베이징 기차역에 도착한 장면과 그 일대의 삼엄한 경비 모습을 방송하면서 ‘김정은 방중설’을 낳았다. 

이 방송은 “베이징에 북한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열차가 삼엄한 경비 속에 도착하는 모습을 포착됐다”며 “21량 편성의 열차가 베이징역에 도착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고 보도했다.

또 이 방송은 "해당 열차는 2011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방중했을 때 탔던 것과 매우 유사하며, 이례적인 경비가 실시돼 북한의 고위급 인사의 방중 가능성이 있다"며 “높은 경비 수준 등을 감안할 때 북한 최고위급 인사가 탔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불룸버그 통신도 같은 날 3명의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 위원장이 방중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김정은 위원장이 베이징에 깜짝 방문했다"면서 "그의 방중은 지난 2011년 집권 이후 첫 해외 방문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 주변에는 주중 북한대사관 번호판을 단 차량과 중국 측 호위차량 행렬이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인민대회당 북문이 통제되고 조어대도 기자들의 출입이 막히는 등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버금가는 삼엄한 경비가 이뤄졌다고 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북한 움직임에 대해서는 며칠 전부터 파악하고 있었고, 그와 관련해 예의주시하고 있었다”면서도 “그러나 실제 북경에 누가 와있는지는 현재로서는 확인이 안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27일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지금 베이징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북중간 관계 개선이 이뤄지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본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이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1부부장 또는 북측의 다른 최고위급 인사가 중국을 방문한 것이 맞다면 4월과 5월로 예정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되는 등 최근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고 있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남북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반도 비핵화 협상이 급진전되면서 ‘중국 패싱’이란 말도 나온 만큼 북한으로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시켜야 할 필요성이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중국도 미국의 압박 등을 받으면서 대북제재를 강화하면서 북중 관계가 상당기간 냉각돼 왔기 때문이다. 

박상철 경기대 부총장(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와 관련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이전에 북한이 중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동북아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당연하고, 북한 입장으로 볼 때 정상외교의 시작”이라며 “북한과 중국은 지금 서로 주고 받을 것이 많으므로 김정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고 해도 특이할 게 전혀 없다”고 말했다.

   
▲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해 12월30일 공개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제5차 당 세포위원장 대회 축하공연 참석 장면에서 김정은과 여동생 김여정 당 부부장이 이야기를 나누며 공연장 건물 계단을 오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