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시를 잊은 그대에게'가 시를 잊고 산 시청자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이유비가 들려준 시가 얼마나 감성을 자극하며 시청자들을 힐링시켰을까.

26일 tvN 새 월화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극본 명수현 백선우 최보림, 연출 한상재) 첫 회가 방송됐다.

병원 계약직 물리치료사 우보영(이유비)이 계약직의 설움도 느끼고, 정규직 선배들에게 무시 당하거나 시달리기도 하고, 대학 시절 짝사랑했던 동기 신민호(장동윤)를 실습생으로 다시 만나 껄끄러운 상황에 놓이기도 하는 모습들이 그려졌다.

   
▲ 사진=tvN '시를 잊은 그대에게' 포스터


앞으로 우보영을 중심으로 펼쳐질 의사가 주연이 아닌 병원 이야기, 그 속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코믹을 덧입힌 드라마이니 감초 연기자들의 양념같은 볼거리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는 '시'를 표방하고 있다. 제목부터 '시를 잊은 그대에게'이고, 주인공 우보영은 학창시절 시를 좋아하고 시인이 되기를 꿈꿨던 문학소녀였다. 그리고, 직접 드라마에서 시를 읊어준다.

이날 첫 회에서는 세 편의 시가 소개됐다. 우보영은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자신의 처지를 달래려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을 읽었다. 과거 짝사랑했던 사람을 만났을 때는 이남일의 '짝사랑'이 제격이었다. 친절사원으로 선정됐다가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취소가 되자 위로가 필요했던 우보영은 이철환의 '아픔과 슬픔도 길이 된다'를 읽고 기운을 냈다.

드라마와 시, 잘 쓰면 괜찮은 콜라보레이션이 된다.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 소개된 김인육의 '사랑의 물리학'같은 경우가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최근에도 SBS '키스 먼저 할까요'에서 이훤 시인의 시집 '너는 내가 버리지 못한 유일한 문장이다'에서 인용한 대사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출처를 밝히지 않아 잠깐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시를 잊은 그대에게' 제작진은 "때로는 위트 넘치는 시처럼 당신을 웃게 할, 때로는 가슴 찡한 시처럼 당신을 울게 할, 공감백배 이야기"를 드라마의 기획 의도라고 밝혔다.

이런 의도가 앞으로 드라마에서 잘 발휘돼 시를 잊고 있던 많은 시청자들에게 시의 향기를 전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극의 시작 부분이어서인지 배우들의 들뜬 듯한 연기가 거슬리게 다가온 것도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