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노와 달리 '해직자 안고 간다' 고수하는 전교조…1심·항소심 패한 전교조, 대법원 판결은
[미디어펜=김규태 기자]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가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하지 않는 내용으로 규약을 개정해 지난 29일 법외(法外)노조 굴레를 9년 만에 벗은 가운데, 2013년부터 지금까지 법외노조 상태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앞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교조는 전공노와 달리 해직자를 안고 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가 없으면 합법화가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2016년 항소심 패소 후 상고해 대법원 최종판결을 앞둔 전교조는 29일 전공노 합법화에 대해 성명서를 내고 "전교조는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인정한) 규약을 바꾸거나 임원 배치 등 조직운영 방식을 바꿀 가능성도, 그럴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난해 5월 민주당 싱크탱크 민주연구원과 민주당 선거대책위 산하 '국민의나라위원회'가 공동발간한 '신정부 국정 환경과 국정운영 방향' 보고서에 전교조 합법화가 10대 과제로 언급되었으나, 청와대는 당시 이에 대한 논의 여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한 바 없다"며 일축한 바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 또한 지난해 5월 법외노조인 전교조에 대해 "법원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법원의 판단이 대전제이며, 법원 판결의 틀 안에서 갈등을 완화하는 방안이 있다면 모색해보겠다"고 언급했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아직까지 전교조 임원 다수가 해직자라 현행법으로 달리 해석할 여지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관계부처인 교육부 또한 대법원의 판결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법조계는 앞서 전교조가 1심과 항소심에서 모두 패한 '법외노조' 행정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법조계는 1심과 항소심에서 각 재판부가 판단했던 처분이 법률에 근거한 행정규제로 명백해 보이기 때문에 마지막 상고심 판결 또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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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외노조' 행정처분 취소소송과 관련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016년 항소심 패소 후 상고해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실제로 해당 처분을 명시한 교원노조법 2조는 조합원 자격을 현직 교사로 제한하고 있고, 해고된 교사는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한 경우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이 있을 때까지만 조합원 자격이 유지된다.
또한 교원노조법 시행령 9조2항에 따르면, 고용부로부터 노조 규약 시정명령을 받은 뒤 정해진 기간 안에 따르지 않으면 법외노조 통보를 하게 되어있어서 행정처분이 이루어진 것이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는 2016년 1월21일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면 노조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한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조에 따라야 한다"며 "실제 전교조가 교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것은 분명하므로 고용부 처분은 법률에 근거한 행정규제로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고용부의 법외노조 통보 전에 전교조는 2013년 10월 조합원 총투표에서 해직자 가입 규정에 관한 고용부의 시정요구를 거부하기로 최종 입장을 정하기까지 했으므로 노조법이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됨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 또한 2015년 5월 교원노조법 2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해고된 교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면 교원이 아닌 사람들이 교원노조의 의사결정 과정에 개입해 현직 교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합헌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전교조는 현재 법외노조로서 노조 명칭을 공식 사용할 수 없고 단체교섭권과 노조 전임자 파견권 등 노조의 법적 권리를 잃은 상태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지난 29일 전공노의 합법화와 관련해 "설립신고를 둘러싼 정부와의 9년에 걸친 갈등에 종지부를 찍은 만큼 공직사회 내부의 건전한 비판자로서 상생의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고용부와 6차례 실무 협의를 거치며 합법화를 이룬 전공노와 달리 전교조가 향후 나올 대법원 판결에 따라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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