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 전 금감원장 추천자 1점 미달…최종 합격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최흥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지주 사장 재직 당시 ‘최흥식 부사장 추천’으로 표기된 지원자가 서류전형 점수가 합격기준에 1점 미달했으나 통과해 최종 합격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으로 추정되는 채용비리 추천자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 2일 금융감독원에서 개최된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 잠정결과' 브리핑 발표 중인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의 모습/사진=미디어펜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13년 하나은행 채용비리 검사 결과’, 총 32건의 채용비리 정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채용비리 유형별로는 △추천에 따른 특혜채용 16건 △최종면접에서 남녀 차별 2건 △특정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순위 조작 14건 등 총 32건이다. 

추천에 따른 특혜채용은 지원자 105명 가운데 22명이 최종합격 됐으며, 이 가운데 16명이 특혜 부여로 인해 합격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3년 하나은행의 신입행원 채용시 추천자 '김○○(회)'로 기재돼 있는 지원자는 서류전형부터 추천내용 항목에 ‘최종합격’으로 표기돼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브리핑을 맡은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는 "'김○○(회)'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으로 추정된다"며 "인사 부장에게 질의한 결과, '(회)'라는 표시는 회장 혹은 회장실에서 온  추천으로 추정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최 부원장보는 "확인은 되지 않았다면서 검찰이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추천내용에 ‘반드시 돼야 한다는 의견’으로 표시된 지원자는 서류전형과 실무면접 점수가 당시 합격기준에 미달했음에도 임원면접에 올라 최종합격했다. 추천자는 당시 하나은행 부행장으로서 본인의 고등학교 동기의 부탁으로 그 자녀를 추천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아울러 청와대 감사관 조카, 국회정무실로 표기된 지원자들 역시 합격기준에 크게 미달했으나 최종합격한 것으로 파악됐다. 

뿐만 아니라 최종 임원면접시 합격권 내의 여성 2명을 탈락시키고 대신 합격권 밖에 있는 남성 2명의 순위를 높여 남성 2명이 특혜 합격된 사례도 발견됐으며, 특정 학교 졸업자에게 특혜를 부여해 탈락자 14명을 합격 처리한 사례도 확인됐다.

한편, 하나은행은 동일한 직무에 대해 남녀 채용인원을 사전에 달리 정하는 등 남녀 차등채용을 서류전형 단계부터 추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하반기의 경우 사전에 남녀 4대1의 비율로 차등해 채용하기로 한 정황이 나타났을 뿐 아니라 실제 채용된 남녀비율은 5.5대 1로서 더 차등적으로 채용됐다. 

이에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는 “채용비리 정황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소지에 대해 확보된 증거자료 등을 검찰에 수사참고자료로 제공하겠다”며 “향후 엄정한 수사를 위해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위법사항이 확인되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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