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위성호 '디지털 경쟁력 강화' 한목소리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KB국민‧신한은행이 올해 디지털 금융을 둘러싼 치열한 선두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신한은행 각사 수장들은 디지털금융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 탈금융 전략에 고삐를 죄는 한편 ‘디지털 경쟁력’ 강화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으로 비대면 기반의 디지털 서비스가 빠른 속도로 확대되면서 ‘디지털 시장에서 뒤처지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왼쪽부터)위성호 신한은행장, 허인 KB국민은행장./사진제공=각 사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은행장 모두 각사의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며 디지털 금융을 둘러싼 치열한 선두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전날 열린 4월 정기조회에서 “우리는 업종간 견고했던 칸막이가 액체처럼 융해돼 버리는 ‘수퍼 플루이드’ 시대에 살고 있다”면서 “인터넷뱅크 출범 1년이 돼가는 지금 아마존이나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디지털 기업들과의 국경 없는 금융서비스 경쟁은 머지않아 현실이 될 것”이라며 디지털 강화에 대한 절박함을 강조했다.

이어 “지금도 각 은행들 간에는 서로 어깨가 부딪치고 숨소리가 들릴 만큼 대등한 ‘초박빙’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우리가 방심하는 순간, 어렵게 올라온 현재의 위치가 얼마든지 역전될 수 있는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디지털 경쟁에서 2등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고 실천할 것”을 당부하며,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디지털 환경에 맞는 방식으로의 변화를 예고했다.

이를 위해 본부는 단순 반복적 업무에서 벗어나도록 ‘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로보틱스 프로세스 자동화)’를 통한 ‘사무 자동화 혁신’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영업점은 현재 파일럿이 진행 중인 ‘디지털 창구’ 서비스를 올해 하반기 전 점포로 확대해 종이 서식에서 디지털 기반 업무 처리로 전환을 신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창구방문 없이 제세공과금 납부가 가능한 ‘KB 스타샷’ 서비스도 하반기에 ‘제사고 신고’와 같은 비수익 거래 전반으로 확대한다.

위 행장은 같은 날 열린 2018년 창립기념식에서 금융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영역으로 ‘업(業)’을 확장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임을 강조하고 ‘초격자’ 리딩뱅크로 도약할 것을 주문했다.

위 행장은 “최근 업종간 영역이 혼재되는 ‘업의 연결’이 벌어지고 있어 한계를 넘어선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생기겠지만 기존의 모습에 안주하는 기업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며 “금융의 한계를 뛰어 넘어 새로운 영역으로 업을 확장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위 행장은 “업의 확장을 위해서는 강력한 플랫폼이 중요하다”며 “지난 2월 선보인 디지털 통합 플랫폼 ‘쏠(SOL)’과 은행의 오프라인 플랫폼인 커뮤니티의 장점을 살려 신한이 주도하고 결정하는 거대한 플랫폼의 생태계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신한은행은 4월부터 ‘쏠깃(SOL kit) 서비스’를 시작해 전국 모든 영업창구에서 태블릿PC를 활용한 상담을 진행한다. 디지털 창구를 확대해 불필요한 종이 낭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접이식 안내장이나 스크랩북이 없어지고, 직원이 상담 자료를 인쇄하는 동안 기다릴 필요도 없게 됐다. 직원은 태블릿PC로 고객이 원하는 상품의 정보를 보여주고, 자료를 문자 또는 카카오톡으로 고객에게 보낸다.

위 행장은 “그룹차원에서 진행 중인 2020 스마트 프로젝트가 초격차로 향하는 명료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그룹의 맏형이라는 사명감을 가지고 목표를 향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