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청와대는 3일 한반도 비핵화 방법론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이 그동안 말씀한 포괄적, 단계적 해결 이외에는 나온 것이 없다”며 “그 방향에 따라서 기본적 전략들이 마련되는 것이다. (비핵화) 로드맵이 준비되고 그 이후 협의 과정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괄적 타결과 단계적 타결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두 가지가 분리돼 있는 게 아니고 포괄적 합의를 할 수밖에 없고, 그 합의 이행 과정은 단계적일 수밖에 없다. 타결과 이행 과정은 한 몸”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는 아직 한발도 내리지 않은 상황이고, 남북정상회담 통해서 한반도 문제, 비핵화 문제의 큰 틀을 잡아야 하고, 북미정상회담 통해서 한반도 전체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기사 가운데에는 리비아식, 몰타 방식 등의 예측성 기사들이 있고, 남북미 3국 정상회담 등 여러 시나리오가 있는데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면서 “당장 눈에 보이는 남북정상회담에 매진할 수밖에 없고, 정상회담에서 상당히 포괄적인 논의들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가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 비핵화)가 북미정상회담의 목적이라며 타협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은데 대해선 “CVID를 먼저 (합의)해야만 대화할 수 있다는 건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의 비핵화 방법론에 대한 협의 여부에 대해서는 “협의 당사자가 북한과 미국이라 양측도 다양한 협상 어젠다를 준비할 것”이라며 “저희 나름대로 방안을 준비하고 필요할 땐 긴밀하게 양측과 협의해 서로 중재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미간 의견 교환이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는 “지금은 그런 단계까진 아직 가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보장이 무엇을 의미하며 이에 대한 한미 협의가 이뤄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직접적,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원하는지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면 그런 의사들이 교환될 것이고, 그에 대해 현재 북측과 협의하거나 진행하는 과정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미정상회담 이후의 상황에 대해서는 아무도 예측을 할 수가 없다”며 “회담 결과에 따라서 방향이 달라지게 될 것이고, 어떤 합의가 나오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전개되는 길들이 정해지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예측해볼 수는 있지만 그 예측이 사실과 부합할 것이라고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식이 과거 제네바 합의라든지, 9.19공동선언과 달리 아래에서부터 올라오는 ‘바텀업(bottom-up)’ 방식이 아니고, 결정권을 가진 지도자들이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합의하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비핵화를 검증할 것인가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예측할 수 있는 부분들은 탑다운 방식이기에 좀 더 확실하게 협의가 이뤄지고 그걸 검증하는 방식도 좀 더 효율적으로 다양한 의사결정을 거쳐서 최종 승인을 얻어내는 과정이 아니라 승인을 받아서 검증해 나간다는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이끄는 대북특사단 5명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5일 접견하고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사진=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