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등 연관업종 재취업 지원 대상 '꼴랑 200명'
취업 연계 협의 안된 Kai 계획안에 기재 '왜?'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정부가 일자리 추경까지 투입해 조선업 퇴직자들을 돕겠다고 나섰지만 실상은 '속 빈 강정'인 것으로 드러났다.

   
▲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5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사진=기획재정부 제공


정부는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의 주재로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한 뒤 각각 조선 산업 발전 전략, 일자리 추경, 지역 경제 회복을 위한 2단계 지역 대책안 등을 발표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STX조선과해양과 성동조선해양, 현대중공업 등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조선업종에 대해 퇴직자 재취업 지원 사업을 벌이겠다고 발표했지만 대상자는 고작 200명에 그쳤다.

이는 총 사업비만 67억원에 달하는 사업으로 계산해보면 60억원이 채용 약속 기업 인건비로 지원돼 직업 훈련 교육 예산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산업부는 항공과 기계, 전자 등 연관업종에 숙련공들을 재취업시키겠다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채용계획 수립을 함께 발표했는데 KAI 측과는 채용 연계 협의조차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KAI는 올해 초 연간 700명의 채용계획을 공개했고 정부는 이번 발표 때 이를 인용했다. 그러나 별도로 채용 연계 등은 협의하지 않았다.

현재 조선업종은 수주 불황에 따라 수년째 신규 채용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 때문에 조선소 퇴직 시 같은 업종의 전직은 불가능한 상태다.

정부 또한 이같은 상황을 극복하고자 연관 업종 재취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현장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내놨다.

고용위기 특별지역으로 지정된 A 지역 일자리 희망센터 관계자는 "과거 구직자를 대상으로 항공 분야 등의 취업 교육 희망 의사를 설문조사한 적 있지만 대부분이 반대해 사업 추진이 무산됐다"며 "당장의 생계를 걱정하는 구직자의 특성상 장시간 교육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정부는 지역 산업 맞춤형 일자리 창출 지원 사업에 대해서 울산과 창원, 거제, 목포 등에 위치한 조선업 일자리 희망센터 운영 연장 방안 등을 발표했다. 여기에 위기 지역(창원 진해구·통영·거제 등 6곳)에 대한 추가 지원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이 경우 지역별로 직업 훈련 교육 예산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정부는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등의 재취업 지원을 돕고 있는 창원 일자리희망센터에는 단 한 푼의 교육 예산도 투입하지 않았다.

반면 수주 회복 등으로 구조조정이 소강 상태에 접어든 거제 등에는 상당 부분의 예산을 몰아준 것으로 전해졌다. 거제 지역에는 대형 조선사인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이 위치해 있다.

이들 조선소는 최근 수주 물량이 회복세를 나타내는 등 당분간 추가 구조조정 우려가 없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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