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글로벌 시가 총액 600대 기업에 속하는 한국기업 수가 10년간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은 41개, 중국은 20개가 증가한 것에 비해 한국 기업 수는 4개에 불과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야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조언했다.
12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기업의 시가총액은 2008년 1481억 달러에서 2018년 4473억 달러로 3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분석기간 동안 순위에 계속 포함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2008년 775억 달러에서 2018년 3198억 달러로 4배 이상 늘었다.
다만 금액과 별개로 한국의 포함 기업 수가 그대로였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500대에 포함된 한국기업 수는 2008년 4개에서 2011년과 2012년에는 8개로 증가했다. 2013년에는 5개, 2017년에 3개로 감소했다가 2018년에 셀트리온이 신규 진입하며 4개로 증가했다.
2008년 당시 500대 기업에 포함됐던 곳은 삼성전자, 포스코, 신한금융그룹, 한국전력 등이었다. 2011년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LG화학, 현대모비스, 기아자동차, 신한금융그룹, 삼성생명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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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시가총액 500대 기업에 속한 한국기업./표=한국경제연구원 제공 |
이후 2012년에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LG화학, 신한금융그룹, SK하이닉스가 포함됐다. 2018년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셀트리온, 현대자동차가 600대 기업 안에 등재 됐다.
한국의 사정이 이런 데 비해 미국과 중국 기업 수는 10년간 꾸준히 상승했다.
2018년 새로 순위에 이름을 올린 기업 175개 중 미국기업은 71개, 중국기업은 32개였다. 10년 전 145개였던 미국 기업은 현재 186개로 늘었고, 중국 기업 역시 43개에서 63개로 증가했다.
이 중 텐센트(중국, 5위), 페이스북(미국, 6위), 알리바바(중국, 8위)는 2018년 글로벌 시가총액 상위 10위 내에 위치했다. 10년 사이 미국과 중국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대목이다.
양국의 시가총액 역시 증가했다. 미국 기업의 시총은 2008년 8조7439억 달러에서 2018년 19조6709억 달러로, 중국 기업의 시총은 2조8999억 달러에서 5조5731억 달러로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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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별 시가총액 상위 10위 기업./표=한국경제연구원 제공 |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한국기업의 글로벌 시가총액이 전체 평균 이상으로 증가했고, 순위권 내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고무적인 사실”이라면서도 기업 수가 적은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송 부원장은 “포함기업 수는 정체된 만큼 한국기업이 글로벌 상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인세 인상’이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현진권 전 원장은 “전 세계가 법인세를 낮추며 기업의 글로벌 경쟁을 돕고 있는 것에 비해 우리는 여전히 기업이 부자이기 때문에 세금을 낮춰선 안 되고, 세금을 많이 걷어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인세 인하가 기업 경영에 효과적이라는 것을 미국, 일본이 이미 입증하고 있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법인세 인상’으로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켜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규 사업이 출범하기 어려운 구조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려 해도 규제에 부딪혀 시기가 늦춰지거나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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