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제너럴모터스(GM)와 KDB산업은행이 한국지엠의 정상화를 위해 총 7조7000억원(71억5000만달러)의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산은은 이 중 약 8100억원을 투입하는 대신 주요 사안에 대해 거부권(비토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고, GM은 한국지엠의 생산시설을 10년 이상 유지하기로 했다.
|
|
|
▲ 한국지엠 군산공장 /사진=미디어펜 |
산은과 GM은 26일 이러한 내용을 골자로 한 한국지엠 경영정상화 방안에 조건부 합의했다. 이날 GM의 2인자인 댄 암만 GM 총괄사장은 이동걸 산은 회장과 만나 정상화 방안에 뜻을 모았다. 이는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에도 통보됐다.
GM은 산은과의 협상 과정에서 자금 투입 규모를 13억달러 늘리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기존 한국지엠에 빌려준 27억달러를 출자전환하고, 37억달러를 신규 투자해 총 64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이다.
산은 역시 신규투자에 있어선 17%의 지분율 만큼 투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산은은 당초 예상액(5000억원)에서 3000억원 정도가 늘어난 8100억원(7억5000만달러)을 한국GM에 투입하게 된다.
혈세 지원 논란이 벌어질 수 있지만, 대규모 투자로 한국지엠이 조기에 정상화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판단이 정부와 산은 내부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산은은 주요 의사결정 사항에 대해 반대할 수 있는 거부권과 10년 이상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는 내용을 장기 투자계획서에 담을 것을 GM에 요구했고, GM도 이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GM이 출자전환을 하면 산은의 지분율이 기존 17%에서 1% 미만으로 낮아지기 때문에 지분과 상관없이 산은에 비토권을 부여할 것인지, 아니면 비토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율을 조정할 것인지 등은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
GM은 하지만 한국지엠의 미래발전방안 차원에서 전기차 등 미래형 자동차를 국내에서 배정해달라고 한 정부의 요구는 사실상 거부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암만 사장과 면담 직후 "군산에서 미래차를 생산하는 방안을 정부가 제안했지만, GM은 올해 전 세계 전기차(볼트) 생산량이 3만5000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한국 생산을 약속할 수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지엠은 이날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 합의안'이 노동조합원 투표를 거쳐 가결됐다고 밝혔다.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된 이번 투표에는 총 1만1987명의 조합원 중 1만223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67.3%에 해당하는 6880명이 찬성함으로써 가결 조건인 50%를 넘겼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