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병화 기자] 전국 주택시장의 바로미터 서울 강남4구의 아파트값과 거래량에 이상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연말연초 큰 폭으로 상승했던 강남4구 아파트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매매거래도 끊기며 거래절벽까지 현실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4월부터 두드러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유세 강화 등 추가 규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강남4구 주택시장의 침체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은 5주 연속 하락세다. 3월 셋째주 0.12%를 기록한 이후 3월 넷째주 0.06%, 4월 첫째주 0.01%로 상승폭이 둔화되더니 4월 둘째주 –0.01%로 하락 전환, 셋째주 –0.02%, 넷째주 –0.04%로 하락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규제가 시행된 4월 첫째주부터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초구는 4월 첫째주 6개월 만에 하락 전환(-0.04%)한 뒤 셋째주 보합(0.00%)으로 회복세를 보였다가 넷째주 다시 하락(-0.05%)했다. 송파구도 4월 첫째주 7개월 만에 보합 전환하며 상승폭이 축소된 뒤 넷째주에는 강남4구 중 가장 큰 하락폭(–0.06)을 기록했다.
아울러 강남구(–0.02%)와 강동구(-0.04%)도 4월 들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4월 넷째주에는 강남4구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약 8개월 만에 동반 하락이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연이은 부동산 규제로 매도인과 매수인 간 눈치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매도 호가가 낮아지면서 강남4구 아파트 가격도 안정 국면에 접어든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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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남4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자료=한국감정원 |
매매거래량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4월 강남4구 아파트 거래량은 806건으로 전년 동월 1939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구별로 살펴보면 송파구(569건→239건)의 아파트 거래량이 전년 동월 대비 가장 많이 감소했고, 이어 강남구(480건→178건) 강동구(538건→241건) 서초구(352건→148건) 순으로 거래량이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거래량 통계는 신고일 기준이다. 주택거래신고 기간이 계약 이후 60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4월 거래량에는 2월과 3월 계약된 거래 건 수가 포함된 것이다. 때문에 실제 4월 강남4구 아파트 거래량은 더욱 감소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매도자와 매수자가 눈치 보기 장세에 돌입한 가운데 이들의 눈치싸움이 거래절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정부가 종부세를 중심으로 한 보유세 인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최근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폭탄까지 현실화되면서 강남4구의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더욱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지난 30일 ‘2018년도 공동주택 가격’을 발표했다. 공시가격은 보유세 등에 대한 과세 기준이 된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0.19%로 2007년 이후 가장 크게 올랐다. 특히 송파구가 16.14%로 전국 250개 시·군·구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고, 강남구(13.73%)와 서초구(12.70%)가 뒤를 이었다.
[미디어펜=김병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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