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25% 관세 부과 대신 수입할당제(쿼터)를 실시키로 한 가운데 쿼터량이 올해 1월부터로 소급 적용되면서 업계의 고민이 커져가고 있다.
|
|
|
▲ SAW강관의 모습/사진=세아제강 제공 |
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철강사들의 올해 1~4월 대미 철강 수출량은 181만t 정도로 추정된다. 통관 기준으로 미국으로부터 받은 전체 쿼터량(263만t)의 34.6%가 소진된 것으로 보인다.
쿼터량이 소급 적용된다는 소식에 연초 평년대로 영업활동을 했던 일부 업체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업체마다 쿼터량 수준이 어느 수준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정해진 물량의 대부분을 소진했을 시 하반기 영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철강사들이 연초에 수급 조절 등을 진행하지 못한 이유는 쿼터 실행 여부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3월까지만 해도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을 포함해 유럽연합(EU), 브라질 등 대미 철강 수출 물량이 많은 국가에 대해 고율의 관세 부과를 실행하려다 유예했다.
국내만 유일하게 수입할당제(쿼터)에 협의해 관세를 면제받아 쿼터량 물량 배분 기준 등을 논의하고 있는 상태다.
이 경우 지난해 대미 철강 수출 물량 비중의 56%를 차지하는 유정용강관(OCTG)의 경우 수출 상위 업체들의 고민이 가장 크다.
강관 수출 물량 상위사는 넥스틸, 세아제강, 휴스틸 정도다. 넥스틸을 제외하곤 나머지 업체들은 미국의 통상압박에 관계없이 평년대로 수출을 진행해 와 걱정이 크다는 입장을 내놨다.
휴스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미국으로 수출하는 강관 물량이 크게 늘었고 연초까지만 해도 25% 관세 부담 이야기만 나와 섣불리 수출 물량을 줄이지 못했다"면서 "지금으로선 쿼터 배분량에 촉각을 기울이는 상태로 정부와 업계의 가이드라인을 기다리는 형국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미 강관 수출 1위를 차지한 세아제강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세아제강의 경우 미국의 고율의 반덤핑관세(AD) 부과 조치 등의 대응책으로 수출 물량을 늘린 것으로 전해지는데 연초 실적 또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이 한국 강관사를 대상으로 고율의 반덤핑관세(AD)를 매기는 상황에서도 세아제강은 AD에 대한 대응에 잘 헤쳐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수출 물량을 줄이지 않았다"면서 "AD 진행 시 2위 업체까지에만 주어지는 소명 기회를 위해 일부러 물량을 늘린 면도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2015-2016년 반덤핑 연례재심 예비판정에서 넥스틸에는 46.37%, 세아제강에는 6.66%, 현대제철과 휴스틸 등에는 19.68%의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 가운데 넥스틸은 올해 1분기 대미 강관 수출 물량 비중이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덤핑 연례재심 판정 이후 고율의 관세 부담을 이기지 못해 체질개선으로 대미 강관 수출 의존도를 줄였다는 설명이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