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미국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복귀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명했지만, 미국이 복귀로 선회할 가능성이 있어 가입 추진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일본·호주·캐나다 등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들의 역내 자유무역을 위해 마련된 TPP는 당초부터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중국은 이에 맞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당초 상반기 중 가입 관련 관계부처 간 합의 도출 및 통상절차법상 국내 절차를 개시하고, 하반기에 공청회와 국회보고 등을 거쳐 공식적인 참여의사를 표명하는 등 미국의 CPTPP 복귀 여부와 무관하게 가입 여부를 결론지을 방침이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올해 초 복귀 검토를 지시하면서 동반 가입을 방향을 틀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와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 등의 발언을 근거로 미국의 복귀가 늦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달 1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CPTPP 복귀를 종용했으나,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싶다'는 답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스 장관 역시 미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지난해 1월 TPP에서 탈퇴한 것에 대해 "결함이 있는 협정이었다"며 "조건에 따라 복귀 여부가 달라지겠지만 오늘내일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TPP 탈퇴는 아시아가 아닌 결함있는 협정에서 이탈한 것"이라며 미국 측의 입장이 반영될 경우 복귀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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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PTPP 관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행보가 갈지자를 그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이같은 미국의 '망설임'은 유정용 강관·세탁기·태양광패널 등에서 통상갈등을 겪고 있는 우리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동시에 들어가 협상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먼저 자리를 잡은 뒤 △일본 △뉴질랜드 △베트남 △캐나다 △호주 △브루나이 △칠레 △말레이시아 △멕시코 △페루 △싱가포르 등 11개국과 함께 미국을 상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중국 주도의 RCEP이 연내 타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아태지역 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복귀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일 미국의 입장으로 볼때 일정부분 양보하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
한편 현재 CPTPP의 국내총생산(GDP)은 전 세계 GDP의 13.5%를 차지하고 있어 30.6%에 달하는 RCEP 대비 17.1%포인트 뒤쳐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한국이 합류할 경우 전 세계 GDP의 40%수준까지 상승해 RCEP 대비 10% 이상 우위에 있게된다"며 "우리 측에는 멕시코와 FTA 체결 및 원·부자재 수출 경쟁력 제고 등의 효과를 발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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