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라이브'가 이 시대 경찰의 사명감을 되돌아보게 하면서 산뜻하게 막을 내렸다. 

6일 tvN 토일드라마 '라이브(Live)'(노희경 극본, 김규태 연출) 마지막회가 방송됐다. 이날 최종회에서는 염상수(이광수)가 홍일지구대 동료들의 도움으로 파면 위기를 면하고, 큰 부상을 당했던 오양촌(배성우)은 교통경찰로 재기에 나서는 모습이 그려졌다.

급박한 범죄 현장에서 범인을 총을 쏴 제압했다는 이유로 염상수는 감찰을 받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감찰팀은 세간의 악화된 여론을 벗어나기 위해 염상수를 희생양으로 만들 작정이었다. 염상수의 흠을 찾아내려고 있는 일 없는 일을 캐묻는 감찰팀에게 홍일지구대원들은 한결같이 평소 염상수의 올곧은 행실을 강조하며 도움을 준다.

기한솔(성동일)과 은경모(장현성)는 경찰 고위층을 직접 찾아가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도 옷을 벗을 각오를 하고 경찰 내부의 비위와 맞서며 염상수의 징계를 막기 위해 애쓴다.

   
▲ 사진=tvN '라이브' 방송 캡처


결국 징계위원회가 열렸고, 염상수와 함께 오양촌도 아픈 몸을 이끌고 휠체어를 탄 채 참석했다. 징계위원회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진 가운데 염상수가 최후 변론을 했다.

염상수는 "매일 수십 번씩 사건 당일을 떠올린다. 전 현장 경험이 적은 미숙한 경찰이다. 사건 당일 무엇이 합리적인 행동이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 이 자리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분명한 한 가지, 저는 피해자와 제가 존경하는 동료를 살렸다. 전 그걸로 됐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에게 1차로 가해진 뭉클함이었다.

오양촌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는 "전 오늘 경찰로서 목숨처럼 여겼던 사명감을 잃었다. 지금껏 후배들에게 어떤 순간에도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라. 경찰의 사명감을 가져라. 어떤 순간도 경찰 본인의 안위보다 시민을, 국민을 보호라고 수없이 강조하고 말해왔다. 지금 이 순간 그 말을 했던 모든 순간들을 후회한다. 누가 감히 현장에서 25년 넘게 사명감 하나로 악착같이 버텨온 나를 이렇게 하찮고 비겁하고 비참하게 만들었는가. 누가 감히 내 사명감을 가져갔는가. 대체 누가 가져갔는가"라고 눈물을 흘리면서 말했다. 시청자들에게 2차로 가해진 뭉클함이었다.

염상수와 오양촌은, 경찰로서의 사명감을 이야기했다.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위험에 빠진 동료를 구하고, 사명감 하나로 힘들게 사회의 악과 싸워온 경찰들에게 바치는 헌사와 같았다. 노희경 작가가 이 시대 경찰들의 모습을 '라이브'하게 그려내면서 마지막으로 들려주고 싶었던 말이기도 했다.

결국 염상수는 징계를 면했고, 사건 당시 상황이 상세히 알려지면서 경찰을 향한 국민 여론도 우호적이며 격려해주는 쪽으로 돌아섰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 경찰들. 오양촌은 부상을 딛고 교통경찰로서 여전히 시민들의 안전을 지키고 있었고, 점점 베테랑 경찰의 티를 내게 된 염상수는 오양촌을 찾아가 강력계 형사로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경찰 제복이 상징하는 사명감이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해 보라는 화두를 던진 채 '라이브'는 시청자들과 작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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