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바탕으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이은 국적항공사 ‘빅3’ 굳히기에 나섰다.
8일 제주항공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보다 28.5% 증가한 3086억 원, 영업이익은 70.6% 늘어난 464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전년대비 117.1% 증가한 369억 원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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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항공이 국적항공사 ‘빅3’ 굳히기에 나섰다. /사진=제주항공 제공 |
제주항공의 1분기 매출은 분기기준 창사 이래 첫 3000억원대를 돌파한 것이다. 영업이익 또한 2014년 3분기부터 15분기 연속 흑자를 실현하는 셈이다. 이는 동종업계 2위인 진에어의 1분기 실적 전망치(매출 2787억원·영업익 425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제주항공의 성장 비결은 ‘단일 기종을 통한 비용 절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제주항공은 올들어 5월 현재까지 보잉 737-800 기종 3대를 연속으로 도입해 보유 항공기를 34대에서 39대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저비용항공사 중 35대 가량 항공기를 보유한 것은 제주항공이 유일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1대, 그리고 올해 1분기 2대 등 수요를 감안한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기단 확대가 실적에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오는 3분기부터는 직접 구매한 신규 항공기들이 차례대로 도입되며 2019년엔 중장거리 노선 전용 항공기도 들여온다.
단일기종 전략의 비용 절감효과는 세계 유수의 LCC들에 의해 수차례 입증됐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경우 보유하고 있는 700대 이상의 항공기 모두가 보잉 737기종이다. 이를 통해 인건비, 정비비 등 항공사 운영에 있어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비용들을 크게 절감하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이다.
수익 다각화를 위한 부가서비스 확대도 제주항공의 강점이다. 제주항공은 지난 2일부터 국내선에 선택적 운임제도인 '페어 패밀리(Fare Family)'를 도입, 기존 운임에 포함돼있던 위탁수하물을 부가서비스로 전환하고, 위탁수하물이 없는 경우 운임을 기존 대비 3000원 내렸다.
지난달 사전주문 기내식 메뉴에 비빔밥을 추가하는 등 기내식 다양화에도 힘쓰고 있다. 승객들이 취향에 따라 기내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부가매출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대구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 승객을 위한 기내면세점을 오픈했고, 2016년 9월 이후 도입한 ‘에어카페’와 ‘스포츠멤버십’도 그 일환으로 시작한 것이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전체 매출액 대비 부가매출 비중은 2010년 0.9%에서 2015년 7.0%로 늘었고, 지난해는 8%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제주항공의 부가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은 국내 LCC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지역항공사 에어부산은 당초 무료로 제공되던 국제선 노선 투입 항공기 일부 좌석 판매를 유료화하고 무상 기내식도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업계 3위인 티웨이항공도 기내식을 사전 예약제로 변경하고, 기존에 무료이던 위탁수하물 요금도 부과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제주항공이 사상 최대 실적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항공사 ‘빅3’ 굳히기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상승세가 유지될 경우 2020년에는 50대의 항공기를 운영하여 1조5000억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도 한층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고정적인 수익모델에서 탈피한 경영 전략과 내실을 앞세운 마케팅으로 국내 LCC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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