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차익 급급 장기투자 외면, 제조업핵심 자동차 육성을
   
▲ 이의춘 미디어펜대표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미국 투기자본 엘리엇이 반대를 노골화하고 있다. 엘리엇은 29일로 예정된 현대모비스와 글로비스의 임시주총에서 반대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엘리엇이 외국기관투자자들을 동원해 현대차의 지배구조에 훼방을 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외국기관들은 장기투자자들이 많다. 이 점은 다행이다. 단기차익과 먹튀를 노리는 엘리엇과는 입장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마냥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모비스의 외국인 지분율이 47.75%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엘리엇은 겨우 1%지분을 갖고 있지만, 외국주주들을 규합해 현대차를 공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치열한 소송전을 벌일 수도 있다.

엘리엇은 3년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소송전과 함께 극심한 표대결까지 벌였다. 삼성을 끝까지 괴롭혔다. 삼성은 소액주주들을 일일이 찾아가 합병 찬성을 호소해야 했다.

국민연금은 삼성합병에 찬성했다는 이유로 혹독한 시련을 겪었다. 보건복지부장관과 국민연금 책임자가 줄줄이 구속됐다. 정치적 참화로 국민연금은 기금운용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  

박영수특검은 삼성합병에 찬성한 국민연금을 삼성의 뇌물로비에 의한 것으로 단죄했다. 촛불바람을 타고 이뤄진 억지 기소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검의 무리한 기소로 문재인정부는 엘리엇으로부터 대규모 손해배상소송을 당했다. 한국정부의 합병개입으로 7100억원규모의 피해를 입었다며 법무부에 중재의향서를 제출했다. 

   
▲ 투기자본 엘리엇은 현대차그룹의 장기경쟁력에는 관심이 없다. 현대차를 공격해 단기수익을 챙긴후 철수하려 할 것이다. 모비스와 글로비스합병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연금은 제조업의 핵심인 자동차산업을 육성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국민연금의 입장이 중요해졌다. 국민연금은 모비스의 지분 10%가량(9.82%)을 보유하고 있다. 모비스와 글로비스의 합병을 위한 임시주총에서 국민연금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합병성공의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엘리엇은 삼성합병 문제로 투자자 국가간 소송(ISD)을 벌였다. 국민연금의 모비스합병 결정에 압박을 가하는 있는 셈이다. 삼성합병 찬성으로 인한 국민연금의 수난을 거론하고 있다. 이는 현대차 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지 못하게 겁박하려는 포석이다. 엘리엇은 국민연금의 특수성을 감안해 교활한 전술을 구사하고 있다.

엘리엇이 주장하는 대로 합병이 이뤄지면 현대차는 대형 인수합병(M&A)에서 심각한 차질을 빚는다.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HMC증권 등 금융계열사를 그룹에서 분리해야 한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모비스가 합쳐서 지주사를 설립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가 금융계열사를 분리할 경우 자동차할부금융등에서 경쟁력이 약화된다.  도요타와 GM 폭스바겐 등 전세계 자동차회사들은 금융계열사를 통해 고객들에게 파격적인 파이낸싱을 해주고 있다. 현대차가 금융계열사를 분리시키면 외국경쟁사에 비해 불공정한 게임을 벌여야 한다.     

국민연금은 엘리엇의 위협에 대해 위축되지 말아야 한다. 국민들의 노후쌈짓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으로선 투명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장기투자의 관점에서 봐야 한다. 국민연금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이 가져올 장기적인 효과를 중시해야 한다. 단기수익만 노리고 합병을 반대하는 엘리엇과는 다른 관점을 가져야 한다.

국민연금은 운용수익도 올려야 하지만, 기간산업과 제조업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할 책무도 있다.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한다. 단기수익에 급급한 외국 헷지펀드와는 달라야 한다.

삼성합병 문제로 정치적 수난을 겪었던 국민연금이 삼성쇼크에 겁먹어 투기자본을 편드는 최악의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자동차산업을 약화시키고, 양질의 일자리도 위태롭게 하는 신적폐가 될 것이다. /이의춘 미디어펜 대표   
[미디어펜=이의춘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