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31일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에게 보낼 편지를 공개하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협박에 조선일보가 굴복했다"고 비판했다. 오늘자 조선일보에 실린 양상훈 주필의 칼럼을 정면으로 비판하며 양 주필의 파면도 요구했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양상훈 주필의 칼럼을 보고 한겨레신문을 보고 있는지 깜짝 놀랐다"며 "자유한국당과 보수우파를 공격하는 건 좋지만 나라의 존립과 정체성에 관한 문제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양 주필은 칼럼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것은 기적이니 북한 체제의 붕괴를 기다려보자는 주장을 폈다"며 "북한 체제가 붕괴하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일어나기 힘든 일"이라고 설명했다. "양 주필의 칼럼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패배주의자들의 말장난이고 속임수"라고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강 의원은 양 주필의 칼럼이 나온 시기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북미회담을 코앞에 두고 백악관 등 미국 정부는 조선일보의 논설이나 홍준표 대표의 주장 등 한국 보수의 입장을 살펴본다"며 "이 칼럼은 한마디로 북한에 항복하라는 얘기다. 미 당국자들이 칼럼을 보고 한국 보수의 한 축인 조선일보가 북한에 항복했다는 시그널로 인식하게 되면 그 책임을 어쩌려고 하느냐"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이럴 때일수록 완전한 비핵화가 아니면 안 된다는 강한 압박을 해서 협상의 지렛대로 써야 되는데 항복문서 같은 칼럼이 나오면 김정은과 청와대만 웃게 된다"며 "미국의 협상력을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운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양 주필의 칼럼은 그동안 북한의 핵 공갈에 겁먹은 한국사회 일각의 논리와 판박이"라며 "좌파정권들은 계속 (북한에) 퍼주기를 해왔고, 그 결과 북한 정권이 연명해왔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공교롭게도 청와대가 공개적으로 조선일보를 협박한 이틀 뒤에 이런 칼럼이 실렸다. 관련성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이번 조선일보 비난 논평은 그냥 나온 게 아니다. 북미회담을 앞두고 조선일보를 겁박하고 길들여 비판세력을 제거하려는 고도의 술책"이라고도 해석했다.

뒤이어 홍준표 대표도 강 의원과 맥을 같이하는 입장을 내놨다.

홍 대표는 강 의원의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조선일보 칼럼을 보니 조선일보 사주가 어쩌면 이 사람으로 바뀔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권에 영합하지 않으면 언론도 참 힘든 세상"이라고 썼다. 앞서 강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것처럼 양 주필의 칼럼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이어 "(이번 칼럼은) 조선일보의 문제라기 보단 그 사람이 항상 문제였다"고도 강조했다.